아니메와 만화 고고한 사람(孤高の人) 2013/06/02 20:05 by 오오카미


등산하기 좋은 계절이다.
만화왕국 일본에는 다양한 장르의 만화가 즐비하다.
산과 관련된 산악만화 역시 다수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시즈카 신이치(石塚真一)의 "(산. 18권 완결)". 
타니구치 지로(谷口ジロー)의 "神々の山嶺(신들의 봉우리. 5권 완결)",
헤이우치 나츠코(塀内夏子)의 "イカロスの山(이카로스의 산. 10권 완결)" 등이 있다. 

아마존재팬에서 찾아본 산악만화 

오늘 소개하는 만화는 주말에 걸쳐서 1권부터 17권 완결까지 단숨에 독파한 
사카모토 신이치(坂本眞一)의 "孤高の人(고고한 사람)"이다. 
만화의 원작은 산악소설가로 유명한 닛타 지로(新田次郎)의 동명소설이다. 
실존했던 일본산악인 카토 분타로(加藤文太郎)를 작품 속 주인공의 모델로 삼았다. 

만화 고고한 사람은 주인공의 우울한 고교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세상으로부터 마음을 닫은 주인공이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암벽등반에 취미를 붙이게 되면서 서서히 변화해가는 과정이 초반엔 그려진다. 
그래서 슬램덩크처럼 스포츠를 통하여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였으나 
주인공이 첫 겨울등산에서 조난당하는 사건을 시작으로 
이 만화가 결코 학원물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작품의 분위기는 급변한다. 
이후 고교 졸업 후로부터 20년간에 걸친 주인공의 인생사가 그려지고 
그가 산을 알게 된 이후 염원해왔던 K2 동벽 등정 에피소드를 그리면서 작품은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에피소드는 
주인공 분타로를 산으로 이끈 교사 오오니시와 그의 대학선배 쿠로사와의
대학 산악부 시절 마지막 산행을 회상하는 신이었다. 
이노우에 야스시(井上靖)의 소설 "빙벽(氷壁)" 등 다양한 산악작품에서 등장하는 소재인
안자이렌(Anseilen. 자일로 서로의 몸을 연결하는 것)을 소재로 가슴 찡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시즈카 신이치의 만화 산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주인공 시마자키 산포를 통하여 독자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것에 반하여 
만화 고고한 사람은 고독을 벗으로 삼으며 산을 갈구하는 한편
인간이기에 현실에 고뇌하는 주인공의 삶이 너무나도 현실적으로, 때로는 처절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을 가차없이 이용하는 주변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험준한 산만큼이나 가혹한 인간세상을 여과없이 그려내고 있다.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작품이긴 했지만 
만화 고고한 사람은 산의 매력을 잘 그려낸 작품임엔 틀림없었고 
그렇기에 읽고 있으면 산에 올라보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만드는 만화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가 중요하다."

안자이렌 상태의 오오니시와 쿠로사와.
이 극한 상황 속에서 과거의 진실이 밝혀진다.

쿠로사와가 이끌던 산악대의 홍일점 레이코.

"아마도 줄곧 혼자이겠죠."

"세상에서 오직 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라."

"앞일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도
내 결단을 믿고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어."





덧글

  • 효우도 2013/06/02 23:45 # 답글

    계속 밥상을 뒤집어서 보기가 괴로웠던 만화죠.
    쩝 몇권보다 말았는데 좀 손이 안가네요.
  • 오오카미 2013/06/03 09:11 #

    결코 밝은 분위기의 만화가 아니라서 무겁게 느껴진 게 사실입니다만
    인간에 대한 고찰과 고뇌가 담겨있는 작품성 있는 만화였습니다. ^^
  • 준짱 2013/06/03 21:52 # 삭제 답글

    오늘 1권 읽었는데 다 읽고 평가해주마. 아무튼 처음에는 학원물인 줄 알았다.ㅎㅎ
  • 오오카미 2013/06/04 00:31 #

    고고한 사람 읽기 시작한 걸 보니 산은 완독했나 보구나.
    재미있는 만화가 너무 많아. ^^
  • 준짱 2013/06/04 11:37 # 삭제

    아니다. 산은 이제 7편 읽었다.
    하루에 한 두개씩만 읽을 거야. 공부해야지! ㅎㅎ
  • 오오카미 2013/06/04 21:46 #

    그래. 공부해야지. ^^
    재미있게 읽길 바란다.
  • 바람아이 2013/07/09 13:09 # 삭제 답글

    정말..재미있게뵜어요. 삶..고독..그냥 가볍게 보기에는 좀그렇지만 내용이나 그림체..모두 졸더군요
  • 오오카미 2013/07/09 20:45 #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1권 느낌처럼 학원물 쪽으로 갔어도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
  • 수박 2013/08/18 11:53 # 삭제 답글

    아마존 재팬의 산 만화책 리스트 보니 무시무시하네요. 다 주문하고 싶기도 하구요. ~
    한국에 그럼 산관련 만화는 4가지 뿐이 없나요??
  • 오오카미 2013/08/19 12:03 #

    포스트에서 언급한 것 이외에도 국내에서 번역출간된 산악만화로
    타니구치 지로의 "케이", 오제 아키라의 "온사이트", 쿠레바야시 나오의 "산이여 질주하라" 등이 있습니다.
  • 이거진짜 2013/10/11 19:18 # 삭제 답글

    만화 다봣는데... 확실히 주위인물들이 진짜 ㅠㅠ....

    근대 처음부터 생각해보면 그 저널리스트 그 인간이 기사 고따구로만 쓰지않았으면 인생 이리 꼬이지 않앗을탠대 ;; 그인간 기사 하나로 다 망함 ;
  • 오오카미 2013/10/13 19:08 #

    약혼녀를 산에서 잃은 슬픔이 산을 동경하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로 표현된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엔 그 역시 다시 산에 오르며 산을 향한 열정을 되찾게 되었지만 주인공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죠.
  • 트리스턴 2013/12/21 21:32 # 삭제 답글

    마지막 후배랑 k2동벽 도전하다가 실패하면서 눈사태로 추락하잖아요 주인공 모리는 얼마있다가 깨어나고 거기서 하라 라고 하는 사네가 웃통벗어 제끼고 동사해있던 장면이 있던데 하라가 누구지요?
  • 오오카미 2013/12/22 00:25 #

    1권 후반부에 날개 그림 프린트된 검은 후드티 입고 건물 외벽에 거꾸로 매달려서
    암벽등반 대회가 진행되는 체육관 안을 엿보고 있던 수수께끼의 인물입니다.
    2권 초반부에서 주인공과 통성명했지요. 주인공 모리에게 단독행의 계기를 준 인물로서
    이야기 중반에 다시 등장할 것도 같았으나
    결국 15권 후반에서 단독행하다가 생을 마감한 모습으로 주인공 앞에 나타났지요.
  • dma.. 2014/09/29 14:14 # 삭제 답글

    방금 17권까지 다 읽었는데요 이건 여러번 봐야 완벽하게 이해할수 있을것 같군요,
    이런 무거운 만화는 또 없을까요? 인간에 대한 고찰과 고뇌가 묻어나오는...
  • 오오카미 2014/09/29 16:38 #

    신들의 봉우리도 마음에 드실 겁니다. ^^
  • 살인자의 건강법 2017/11/22 17:50 # 삭제 답글

    고고한 사람.. 저는 오랜만에 보는 좋은 만화였습니다. ㅎㅎ 그냥 액션 만화인가 싶어서 관둘까 하다가 읽었는데.. 소외된 정서라던가.. 고독한 정서를 극복하고 이를 극한의 도전으로 승화시키는 주인공이 감명깊었고, 마음에 들었고, 공감이 갔어요. 마지막에 k2산 정상에 오를 때 삽입된 어메이징 그레이스란 곡의 가사도 너무나 좋았어요. ㅋㅋ

    아무튼.. 저도 만화를 무척 좋아하고 평론하는 것도 좋아하고, 알려지지 않은 만화를 같이 이야기해보는 것도 무척 좋아하는데, 다들 어디가서 숨으셨는지..혼자만 블로그를 운영해서 적어놓으셔서 안타깝더라고요. 혹시나.. 관심이 있으시면 같이 얘기해보면 어떨까 싶어서 까페 초대합니다! 광고업자 아니에요.ㅠ.ㅠ 그냥 일반인인데.. 까페에서 같이 얘기했으면 좋겠어서 댓글 남겨요. ㅋㅋ

    http://cafe.naver.com/comicscritic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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