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에 비가 내렸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일요일은 쾌청한 봄햇살로 가득했다.

길가를 하얀 벚꽃으로 화사하게 수놓고 있는 벚나무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편한 이동을 위하여 지상으로는 코끼리열차, 공중으로는 스카이리프트가 유료로 준비되어 있다.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코끼리열차는 1000원, 스카이리프트는 5000원이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저수지 맞은편의 여기저기도 벚꽃으로 햐얗게 물들어 있었다.

정문을 들어서자마자 관람객을 맞이하는 것은 특별전시관이었다.
이곳에서는 쇼나조각전이 열리고 있었다.

쇼나 부족은 기원전부터 독자적인 석조문명을 갖고 있었고
국명인 짐바브웨 또한 돌로 지은 집이란 의미라고 하니 돌과 인연이 많은 나라라 하겠다.
쇼나조각은 밑그림을 따로 그리지 않고 정과 망치, 샌드페이퍼만을 이용하여
돌을 쪼아내고 연마하여 자신들의 영적 세계를 돌 자체에 표현하는 예술이다.
쇼나조각은 1950년대부터 서양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가장 성공한 제3세계 미술로 각광받고 있다.

돌의 특징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아프리카의 냄새가 물씬 느껴지는 매력적인 작품들이었다.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어린이대공원에선 만나볼 수 없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제1아프리카관에서 드디어 이십여 년만에 기린을 만났다.

우리나라 동물원에서도 방사장의 모습이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다.
각 동물들의 타고난 습성에 맞추어 방사장의 모양을 바꾸고
관람객들이 보다 가까이에서 그들의 생태를 관찰할 수 있게끔 말이다.
용불용설의 예로도 잘 알려진 기린의 먹이는 나뭇잎이다.
기린관에선 자연 속에서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을 먹는 기린의 생태에 맞추어 높다란 곳에 나뭇가지를 매달아놓았고
관람객들은 2층 전망대에 올라가 기린이 몸을 낮추지 않고도 먹이를 먹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기린이 앞다리를 벌리고 목을 낮추어 먹이를 먹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벚꽃을 배경으로 동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기린이 바닥에 주저앉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는데
키가 너무나 큰 만큼 바닥에 주저앉는 데에는 꽤 시간이 걸렸고 동작이 위태롭게 보이기까지 했다.



생태설명회 시간이 평일엔 1회, 주말엔 2회 정도씩 마련되어 있었다.
홍학관에선 생태설명회에 앞서서 사육사의 명령에 따라 이리저리 행렬하는 홍학쇼가 펼쳐졌는데 실로 장관이었다.

홍학이란 이름이 잘 어울리는 몸통 전체가 붉은색을 띤 것이 큐바홍학,
전체적으로 몸통은 하얀색을 띠지만 다리 전체가 분홍색인 것이 유럽홍학,
몸통색은 유럽홍학과 비슷하지만 다리 관절과 물갈퀴만 분홍색인 것이 칠레홍학.
그리고 다 자란 성체인데도 크키가 위 홍학들의 반밖에 되지 않는 꼬마홍학이다.


홍학들 무리에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사육사의 손짓에 따라 홍학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홍학쇼가 막을 올렸다.
영상으로 담아본 홍학쇼.

홍학의 목뼈는 19개라고 한다.
무릎이라고 생각되는 다리 관절이 실은 발목이라고 한다.
날개깃 아래에 비행 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검은색의 비행깃털이 있는데
이 깃털을 주기적으로 잘라주기 때문에 동물원의 홍학은 하늘을 날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늪지대와 같은 물가에 서식하다 보니 둥지를 흙바닥에 만든다고 한다.
실제로 방사장에서도 바람막이가 설치되어 있는 흙 위에서
야구장의 투수 마운드처럼 부풀어오른 둥지 3개를 찾아볼 수 있었다.


귀여운 녀석들과 눈높이를 맞춘 채 관찰하는 것도 가능했다.

어린이대공원과 서울숲 곤충식물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앞발로 상추를 들고서 뜯어먹는 모습 또한 귀여운 프레리독이었다.
프레리독끼리 입을 맞추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이 아이들의 인사법이라고 한다.


큰 귀를 쫑긋 세운 채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녀석들도 있었다.

덧글
근데 정문까지 벚꽃이 아름답게 피었구나. 좋았겠다.
서울대공원 역시 벚꽃명소였다.
관람객의 대부분이 가족 또는 커플 단위여서 조금 쓸쓸하긴 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