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옐로슈즈 2013/04/12 04:51 by 오오카미

대학로 스타시티 지하 1층에 위치한 TM스테이지에서 연극 "옐로슈즈"를 관람했다.

이 연극의 원작은 쿠바 출생의 미국 여류작가 마리아 아이린 포네스(Maria Irene Fornes)의 "진흙(MUD. 1983)"이다.
90년대 초반에 방영되었던 장동건 주연의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 출연하기도 했던 탤런트 출신의
진이자 대표가 이끄는 극단자유공간이 무대에 올린 이 연극은 2013 서울연극제의 자유참가작이기도 하다.
이날 공연에선 진 대표가 매표소에서 직접 관객들을 맞이하며 티켓팅을 해주었다.

연극 옐로슈즈의 공연시간은 70분. 3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객석은 자유석이다.


미국의 한 시골마을.
여주인공 메이(Mae)는 다림질 일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시간을 짜내어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있다.
중급반으로 올라가 느릿하게나마 글자를 읽을 수 있게 된 그녀에게 책을 읽는 것은 이제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메이는 최근에 헨리(Henry)라는 초로의 신사에게 사랑에 빠져 있다. 
아는 것 많고 깔끔한 헨리는, 양오빠 로이드(Lloyd)와는 격이 다른 남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메이의 양오빠 로이드는 저능아인데가가 혼자서는 먹을 것도 챙겨먹지 못하는 무능력자이다.
메이는 한 때 로이드와 잠자리를 함께하기도 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가 발기부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로이드는 여전히 메이 앞에서 허세를 부린다. 얼마 전엔 농장에서 암퇘지와 그짓을 했다고 자랑까지 하고 있다.
정상이 아닌 로이드를 병원에 데려가고 싶지만 도통 말을 듣지 않는다.
메이는 보건소에서 로이드의 증세와 관련되는 책자를 얻어왔으나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서 읽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똑똑한 헨리를 집으로 초대해 읽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리고 내친 김에 그에게 고백을 한다. 당신이 원한다면 이 집에 머물러도 좋다고...


연극 옐로슈즈는 페미니즘(여성주의)을 주제로 한 작품이었다.

여주인공 메이는 진흙과도 같은 더러운 삶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녀에겐 꿈이 있다. 선반 위에 고이 모셔놓은 예쁜 노란 구두를 신고서 도시로 떠나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삶을 위해 그녀는 열심히 일하고 공부한다.

그러나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있었으니 한 때는 애인이기도 했던 양오빠 로이드다.
그의 자립을 돕기 위해 병원에 데려가고자 했으나 도무지 협조를 하지 않는다.
게다가 흠모해마지않았던 헨리 또한 그녀의 기대를 저버린다.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남자인 줄 알았는데 사고로 다친 이후에는 로이드에 버금가는 짐이 되어버린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두 남자를 버려두고 홀로 집을 떠나는 길을 선택한다.
그리고 메이 없이는 살 수 없는 로이드는 총을 꺼내들고 그녀의 뒤를 쫓는다.


원작이 상연되었을 때 작품의 결말을 놓고서 과연 페미니즘 작품이 맞냐는 반론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하지만
작품 속에서 두 남자는 여성의 노동력과 성을 착취하는 반면에 여주인공은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인물로 그려지고 있고
여성이 홀로서기를 결심한다는 내용만으로도 작가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원작이 상연된 이후로 3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다. 시대가 많이 변했다.
여전히 여성은 남성에게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최근에는 여성의 힘과 지위가 남성을 압도하는 예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남자와 여자 간에 아웅다웅 다투지 말고 서로 보듬으며 사이좋게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연극의 종반부에 메이가 내뱉는 마지막 대사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Like the starfish, I live in the dark and my eyes see only a faint light.
It is faint and yet it consumes me. I long for it. I thirst for it. I would die for it.

좌로부터 로이드 역의 박상민, 메이 역의 조수향, 헨리 역의 양영일 배우.



메이가 과학 교과서의 좋아하는 대목을 읽는 장면. 
불가사리(starfish)는 마치 그녀 자신을 대변하는 생물처럼 느껴졌다.



연극 옐로슈즈의 한 장면. 두 남자의 뒤치다꺼리에 지쳐가는 메이.


덧글

  • 준짱 2013/04/12 08:21 # 삭제 답글

    그래도 한국은 아직도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야.
    여성으로 바꿔서 살라고 하면 싫다고 할 사람이 훨 많을 껄?ㅎㅎ
  • 오오카미 2013/04/12 09:13 #

    작년 뉴스 기사 중에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성별로 태어나고 싶은가라는 설문조사의 답변을 보니
    남녀 응답자 모두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는 대답이 2배 가까이 더 많았다고 한다.
    성별마다 제각각 장단점이 있다만서도.
    사회적 관습상 여자에게 제약이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급할 때 아무 데에서나 볼일 볼 수도 없을 테고 거리에서 흡연하는 모습도 좋게 비춰지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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