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 공연장의 무개념들 2012/12/23 17:38 by 오오카미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포토존.
주말에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관람했다.
공연 관람 전에는 이 공연에 대한 리뷰를 할 생각이었으나
공연장의 무개념 때문에 도저히 공연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아동극이 아닌 공연의 공연장에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들을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애가 과연 공연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은 차치하고서라도
애들을 공연장에 데리고 올 거면 최소한 공연장 매너라도 숙지시킨 후에 데려와라.
다른 관객들의 공연 관람을 방해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어제 공연 관람 때 내 좌석의 뒷열에 앉아 있던 애는 정말 해도 너무했다.
틱 장애라도 있는 건지 1부와 2부 공연 내내 애가 쓸데없이 헛기침을 해대는데도
애를 데리고 온 부모라는 것들은 애에게 주의를 주는 것도 아니고 애를 공연장 밖으로 데려나가는 것도 아니고
다른 관객들에게 민폐를 끼치든 말든 그냥 태연히 앉아 공연을 보고 있었다.
1부 끝나고나서 한 마디 하려다가 다른 관객들도 모두 애써 참고 있는 것 같아 그냥 지나쳤으나
2부 공연 때에도 계속되는 애새끼의 지랄발광은 인내력의 한계를 시험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다.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중국의 연출가 티엔친신이 만든 작품이다.
중국 문화혁명이 한창이었던 1968년, 군부대와 노동자들은 서로 대립하고 있었다.
군사단장 가문의 줄리엣과 노동자 집안의 로미오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은 모두 중국 이름을 사용하고 있으나
전반적인 스토리는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그대로 따라간다.

무엇보다도 독특한 것은 무대장치였다.
무대 중앙에 떡하고 버티고 있는 양철지붕이 주무대로 사용되는가 하면
지붕 위에서 무대의 양옆 전신주까지 연결되어 있는 전깃줄을 타고서 이동하기도 했다.
실제 군용 지프가 등장하여 무대를 가로지르며 서행하는 장면 또한 신선했다.
공연장의 무개념들 때문에 기분을 망친 채 해오름극장을 뒤로했다.
지하철로 환승하려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향하던 중
두타 건물 건너편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 아리따운 여인 앞을 지나쳤다.
덕분에 꿀꿀하던 기분이 많이 나아졌다.
이름 모를 아리따운 여인의 존재만으로도 세상은 밝아지는 법이다. 

덧글

  • 준짱 2012/12/23 17:49 # 삭제 답글

    결국 아이들이 너의 신경을 긁고 말았구나. 그 바람에 연극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다니 손해가 큰 걸?^^
    나도 아이가 없다보니 그런 경우에 무책임한 부모를 많이 탓하고는 해. 철없는 아이보다는 부모에게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니까.
    그래도 어른인 니가 참으렴. 화 내면 결국 너만 손해잖아.ㅎㅎ
  • 오오카미 2012/12/24 14:50 #

    공연 관람하러 많이 다니다보니 온갖 추태를 부리는 인간들을 종종 보게 된다.
    공연 중인 객석에서 입박치기를 하는 또라이들이 있지를 않나.
    무엇보다 괴로운 건 헛기침으로 공연장 분위기를 해치는 인간들이다.
    매너 있는 관객들과 함께 공연 관람을 할 수 있다면 그건 행운이라고 해도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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