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코예술극장. 마로니에공원 옆에 위치한 대학로의 랜드마크.

연극 "레미제라블(Les Misérables)"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관람했다.
친구 준짱과 신의주찹쌀순대에서 순대국으로 저녁을 먹은 후 공연장으로 향했다.
친구 준짱과 신의주찹쌀순대에서 순대국으로 저녁을 먹은 후 공연장으로 향했다.

현재 뮤지컬 영화로도 절찬 상영 중인 레미제라블을 영화 관람 전에 연극으로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이렇듯 다양한 장르에서 접할 수 있는 레미제라블의 원작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다.
원작소설은 1862년에 쓰여졌고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은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가난한 청년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붙잡혀 5년형을 선고받는다.
감옥에서 4번이나 탈옥을 시도하다가 형량이 늘어나 결국 수감 19년 만에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전과자라는 이유로 모두가 장발장을 기피하지만 미리엘 주교만은 그를 따뜻하게 반겨준다.
그런 호의에도 불구하고 장발장은 주교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 나오다 헌병에게 체포되지만
미리엘 주교는 자신이 장발장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며 그를 감싸준다.
주교의 하해와 같은 은덕에 감화를 받은 장발장은 남은 인생을 비참한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미들렌이란 이름으로 신분을 숨긴 장발장은 구슬공장을 운영하여 부를 축적하고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한편 장발장의 공장에서 일하던 여공 팡틴은 미혼모라는 사실을 숨기고 취업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후
어린 딸 코제트를 맡겨놓은 여관 주인 테나르디에에게 보낼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창녀가 된다.
팡틴의 처지를 알게 된 장발장은 병석의 그녀에게 코제트를 찾아와 양육할 것을 약속한다.
자신으로 오인받아 사형에 처하게 된 죄수를 구하기 위하여 스스로 정체를 밝힌 장발장은
죽은 팡틴을 대신하여 여관에서 어린 코제트를 되찾은 후 그녀와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한다.
격동하는 프랑스는 왕정파와 공화정파의 대립으로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코제트는 여인이 되었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마리우스라는 귀족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왕정파의 공격으로 전멸 위기에 몰린 공화정파의 아지트에서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구출해낸다.
마리우스를 둘러업고 파리의 지하수로를 헤매던 장발장은 오랜 세월 그를 추적해왔던 경찰 쟈베르와 마주친다...
연극 레미제라블은 "50대 연기자그룹"에서 만든 정통 연극이다.
이 단체의 역사는 1980년대에 30대 연령의 연극인들이 주최가 되어 만들었던 "30대 연기자그룹"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오랜 기간 대학로를 지켜오며 정통연극을 고수한 이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50대 연기자그룹이 되었다.
정통연극을 고집해서였을까 합창이 진행되는 노래 파트를 제외하고
배우들의 대사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만 진행이 되었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도 객석에 대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배우의 자질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겠으나
무선마이크를 사용하면 객석에 보다 크고 선명하게 대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약 3년 전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바냐 아저씨"를 관람했을 때에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마이크 없이 배우들의 성량만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르코예술극장 공연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연극 레미제라블은 1부 공연 80분, 인터미션 15분, 2부 공연 75분으로 진행되었다.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공연시간만으로도 2시간 반에 이르는 연극이었다.
호평을 받았던 작년 공연은 공연시간이 3시간 반이나 되었다고 한다.
1부에서는 장발장이 코제트를 만나서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하는 장면까지가 그려졌고
2부에서는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주축으로 하여 장발장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가 그려졌다.
이날 공연의 주요배역으로는 장발장 역에 노진우, 쟈베르 역에 고인배,
미리에 주교 역에 최병규, 테나르디에 역에 김춘기,
팡틴 역에 김정현, 코제트 역에 박소정, 에포닌 역에 박혜영,
질르노르망 역에 오현경, 마리우스 역에 김명 등이 출연했다.
"TV손자병법"의 만년과장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원로배우 오현경 씨를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1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장발장이 어린 코제트를 업고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는 장면이었다.
높다란 파리 성벽 앞에 다다른 장발장은 파리 시내로 잠입할 진입로를 찾기 위하여
코제트에게 잠시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한 후 혼자서 길을 찾아나서려고 하나
등뒤에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며 나만 두고 가지 마세요라고 애원하는 코제트의 말에 다시 돌아온다.
코제트를 등에 업고서 함께 길을 찾아나서는 장발장의 머리 위로 하얀 눈이 내려온다.
주인공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를 얻게 되는 순간을 그린
이 장면은 미리에 주교를 만나기 전까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살아왔고
주교로부터 감화를 얻은 후로는 세상을 위한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온 장발장에게
자기자신을 위한, 단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2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쟈베르가 지하수로에서 스스로를 심판하는 장면이었다.
쟈베르는 장발장이 감옥에 있던 시절 교도관이었다.
경찰이 된 후 새로 발령받은 부임지에서 만난 미들렌 시장의 실체가 장발장임을 간파한
쟈베르는 법정에 장발장을 고발하고 도주하는 장발장의 뒤를 끈질기게 쫓는다.
그러나 장발장은 눈엣가시같은 쟈베르를 파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매번 그를 놓아주었고
왕정파의 스파이로서 공화정파의 아지트에 잠입한 것이 탄로가 나 처형될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데리고 지하수로를 헤매는 장발장과 대치했을 때 쟈베르는 깨닫는다.
한 번 악인은 영원히 악인이고, 악인을 심판하는 법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어왔던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이제껏 믿어왔던 신념이 산산히 깨어졌을 때 쟈베르가 선택한 길은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었다.
세상은 증오해야 할 대상이라고 믿어왔던 장발장이 감화 후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쟈베르는 생을 마감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 인물이었다.
악인 장발장이 선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으로는 느끼면서도 머리로는 인정할 수 없었고
그런 장발장에게 감화를 받아 그를 풀어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가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두운 지하수로에서 이러한 심정을 토로하는 쟈베르의 독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규모의 출연진과 무수히 변화하는 무대장치 등
정통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웅장한 무대의 연극 레미제라블이었다.
이렇듯 다양한 장르에서 접할 수 있는 레미제라블의 원작은 프랑스의 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다.
원작소설은 1862년에 쓰여졌고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은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가난한 청년 장발장은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붙잡혀 5년형을 선고받는다.
감옥에서 4번이나 탈옥을 시도하다가 형량이 늘어나 결국 수감 19년 만에야 가석방으로 풀려난다.
전과자라는 이유로 모두가 장발장을 기피하지만 미리엘 주교만은 그를 따뜻하게 반겨준다.
그런 호의에도 불구하고 장발장은 주교의 집에서 은식기를 훔쳐 나오다 헌병에게 체포되지만
미리엘 주교는 자신이 장발장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며 그를 감싸준다.
주교의 하해와 같은 은덕에 감화를 받은 장발장은 남은 인생을 비참한 사람들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다.
미들렌이란 이름으로 신분을 숨긴 장발장은 구슬공장을 운영하여 부를 축적하고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다.
한편 장발장의 공장에서 일하던 여공 팡틴은 미혼모라는 사실을 숨기고 취업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 후
어린 딸 코제트를 맡겨놓은 여관 주인 테나르디에에게 보낼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창녀가 된다.
팡틴의 처지를 알게 된 장발장은 병석의 그녀에게 코제트를 찾아와 양육할 것을 약속한다.
자신으로 오인받아 사형에 처하게 된 죄수를 구하기 위하여 스스로 정체를 밝힌 장발장은
죽은 팡틴을 대신하여 여관에서 어린 코제트를 되찾은 후 그녀와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한다.
격동하는 프랑스는 왕정파와 공화정파의 대립으로 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코제트는 여인이 되었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마리우스라는 귀족 청년과 사랑에 빠진다.
왕정파의 공격으로 전멸 위기에 몰린 공화정파의 아지트에서 장발장은 마리우스를 구출해낸다.
마리우스를 둘러업고 파리의 지하수로를 헤매던 장발장은 오랜 세월 그를 추적해왔던 경찰 쟈베르와 마주친다...
연극 레미제라블은 "50대 연기자그룹"에서 만든 정통 연극이다.
이 단체의 역사는 1980년대에 30대 연령의 연극인들이 주최가 되어 만들었던 "30대 연기자그룹"으로 거슬러올라간다.
오랜 기간 대학로를 지켜오며 정통연극을 고수한 이들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제는 50대 연기자그룹이 되었다.
정통연극을 고집해서였을까 합창이 진행되는 노래 파트를 제외하고
배우들의 대사는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육성으로만 진행이 되었다.
마이크를 쓰지 않고도 객석에 대사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배우의 자질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겠으나
무선마이크를 사용하면 객석에 보다 크고 선명하게 대사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약 3년 전에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연극 "바냐 아저씨"를 관람했을 때에도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어쩌면 마이크 없이 배우들의 성량만으로 공연을 하는 것이 아르코예술극장 공연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연극 레미제라블은 1부 공연 80분, 인터미션 15분, 2부 공연 75분으로 진행되었다.
쉬는 시간을 제외하고 공연시간만으로도 2시간 반에 이르는 연극이었다.
호평을 받았던 작년 공연은 공연시간이 3시간 반이나 되었다고 한다.
1부에서는 장발장이 코제트를 만나서 함께 도피생활을 시작하는 장면까지가 그려졌고
2부에서는 코제트와 마리우스를 주축으로 하여 장발장이 생을 마감할 때까지가 그려졌다.
이날 공연의 주요배역으로는 장발장 역에 노진우, 쟈베르 역에 고인배,
미리에 주교 역에 최병규, 테나르디에 역에 김춘기,
팡틴 역에 김정현, 코제트 역에 박소정, 에포닌 역에 박혜영,
질르노르망 역에 오현경, 마리우스 역에 김명 등이 출연했다.
"TV손자병법"의 만년과장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원로배우 오현경 씨를 오랜만에 무대 위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1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장발장이 어린 코제트를 업고서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는 장면이었다.
높다란 파리 성벽 앞에 다다른 장발장은 파리 시내로 잠입할 진입로를 찾기 위하여
코제트에게 잠시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한 후 혼자서 길을 찾아나서려고 하나
등뒤에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며 나만 두고 가지 마세요라고 애원하는 코제트의 말에 다시 돌아온다.
코제트를 등에 업고서 함께 길을 찾아나서는 장발장의 머리 위로 하얀 눈이 내려온다.
주인공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고 지켜주고 싶은 존재를 얻게 되는 순간을 그린
이 장면은 미리에 주교를 만나기 전까진 세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살아왔고
주교로부터 감화를 얻은 후로는 세상을 위한 헌신과 희생으로 살아온 장발장에게
자기자신을 위한, 단 한 사람을 향한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2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쟈베르가 지하수로에서 스스로를 심판하는 장면이었다.
쟈베르는 장발장이 감옥에 있던 시절 교도관이었다.
경찰이 된 후 새로 발령받은 부임지에서 만난 미들렌 시장의 실체가 장발장임을 간파한
쟈베르는 법정에 장발장을 고발하고 도주하는 장발장의 뒤를 끈질기게 쫓는다.
그러나 장발장은 눈엣가시같은 쟈베르를 파멸시킬 수 있는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매번 그를 놓아주었고
왕정파의 스파이로서 공화정파의 아지트에 잠입한 것이 탄로가 나 처형될 위기에 처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부상당한 마리우스를 데리고 지하수로를 헤매는 장발장과 대치했을 때 쟈베르는 깨닫는다.
한 번 악인은 영원히 악인이고, 악인을 심판하는 법은 절대적인 것이라고 믿어왔던 자신의 신념이 흔들리는 것을.
이제껏 믿어왔던 신념이 산산히 깨어졌을 때 쟈베르가 선택한 길은 스스로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었다.
세상은 증오해야 할 대상이라고 믿어왔던 장발장이 감화 후 새로운 삶을 선택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쟈베르는 생을 마감함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려고 한 인물이었다.
악인 장발장이 선한 사람이라는 것을 가슴으로는 느끼면서도 머리로는 인정할 수 없었고
그런 장발장에게 감화를 받아 그를 풀어준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가 용서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두운 지하수로에서 이러한 심정을 토로하는 쟈베르의 독백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대규모의 출연진과 무수히 변화하는 무대장치 등
정통연극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웅장한 무대의 연극 레미제라블이었다.




2012년 연극 레미제라블의 출연배우들. 대작 연극답게 등장하는 배우들도 많았다.

공연 관람을 마친 후 천호동으로 이동하여 준짱과 송년회를 겸한 술자리를 가졌다.
20년지기 친구 사이이지만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보니 이번 대선에 관한 설왕설래는 새벽 2시경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시길 염원한다.
20년지기 친구 사이이지만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보니 이번 대선에 관한 설왕설래는 새벽 2시경까지 이어졌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이렇게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진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리더십을 보여주시길 염원한다.

덧글
송년회에서 벌인 토론도 참 좋았어. 나와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과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건 드문 기회지.
내가 잘 이해하지 못했던 다른 시각을 접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앞으로도 많이 이야기해 주렴.^^
나 역시 너와 이야기하면서 세상엔 다양한 견해가 존재한다는 걸 실감했다. ^^
여하튼 새해에는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좋은 일 가득한 한 해가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