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인왕산(仁王山) 등산 2012/10/07 11:51 by 오오카미




경복궁의 서쪽에 위치한 인왕산(仁王山)으로 친구 준짱과 가을맞이 등산을 다녀왔다.
한강자전거도로에 들어서서 약속장소인 경복궁역을 향하여 자전거를 달리기 시작했다.



중랑천자전거길을 거쳐서 청계천로에 들어섰다.
시설관리공단 사거리에서 청계7가 사거리까지는 청계천에 가까운 도로 안쪽으로
자전거전용도로가 나 있어서 차량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다소나마 덜 수 있었다.



청계5가에서 을지로5가로 내려와 주행도로를 바꾼 후 을지로입구까지 달렸다.
명동에서 볼일을 본 후 시간이 남았기에 지난주에 오픈한 서울시청 신청사에 들러보았다.



신청사 후문 쪽에 위치한 자전거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내린 후 건물 내부에 들어가보았다.
일반에겐 1층 로비만 공개된 상태였다.
옥상 정원은 10월 18일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언론에서 보도했듯이 건물 내부의 벽에는 생화가 장식되어 있어
다른 빌딩과는 확연히 다른 녹색건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1층 화장실에선 세면대 거울 때문에 기분이 오싹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세면대 앞의 거울과 거울 사이의 공간은 거울이 아니라 유리를 설치해 놓은 것인지 
거울에 비칠 리 없는 세면대 벽 너머의 풍경이 보여서 흠칫 놀라게 만들었다.



마치 높은 파도의 꼭대기 부분을 연상시키는 신청사의 지붕은 한옥의 처마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외벽의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는 커튼월 구조라서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것 아닐까 싶었으나
얼마 전 보도된 뉴스에 의하면 실제로 온도를 측정해본 결과 그렇지는 않은가 보다.



바로 전날 8만 명의 시민이 운집했었다는 시청 앞 서울광장에선 
지난 밤에 있었던 싸이의 공연에 이어서 이날 열릴 하이서울페스티벌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역사가 느껴지는 시청 구청사 건물은 서울도서관이란 이름으로 대중에게 공개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10월 26일에 개관할 예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준짱과 합류했다.
세종미술관 지붕 위에는 킹콩이 되고 싶은 것인지 대형 원숭이 한 마리가 축 늘어져 있었다.
이것의 정체는 세종미술관에서 현재 전시 중인 사그마이스터전의 출품작 중 하나인 성난 원숭이라고 한다.



사직공원 옆의 골목으로 들어서서 인왕산 등정을 향한 본격적인 여정에 들어섰다.
배화여대 이정표가 보이기에 잠깐 캠퍼스에 들러보자고 제안했으나 준짱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인왕산로를 따라서 올라가니 우측으로 황학정을 지나친다.

1894년의 갑오경장 이후 군대의 정식무기에서 활이 제외되었으나 
고종이 궁술은 심신단련에 도움이 되니 백성들에게 장려하겠다며 
1898년에 경희궁 궁궐 안에 궁술 연습장인 황학정을 설치했다. 
경희궁이 일제에 의해서 사라진 후 황학정은 현재의 사직동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경복궁 서쪽인 서촌에는 5개의 궁술 연습장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등과정이었는데 갑오개혁으로 궁술이 폐지되면서 건물이 헐렸다. 
경희궁이 허물어진 후 등과정이 있던 자리에 경희궁의 황학정이 다시 세워졌다.



황학정은 현재도 국궁 연습장과 경기장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황학정 지붕 너머로 보이는 표적을 보고 있으니
활시위를 당기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경험해보고 싶어졌다.



황금 호랑이 동상이 위치한 곳에서 갈림길이 등장했다.
우측으로는 인왕산로가 이어진다.
좌측길이 인왕산 등산로 입구로 향하는 길이다.



좌측길로 들어서면 인왕산에 대한 안내판이 등장하고 
조금 더 걸어가면 철문을 앞에 두고 우측으로 계단길이 보인다.
이 계단이 바로 인왕산 등산로의 입구다.

인왕산이란 이름은 이 산에 있었던 인왕사라는 사찰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한 인왕산에는 호랑이가 많았고 경복궁 궁궐 안에 침입한 적도 있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계단 입구로부터 정상까지는 1km 거리였다.



초입부터 나무계단이 차곡차곡 위를 향하여 펼쳐져 있었다.



길가에는 연보라빛의 벌개미취가 따사로운 가을햇살 아래 활짝 피어 있었다.



북악산과 마찬가지로 청와대 부근의 산인지라 곳곳이 군사경계지역이었다. 
저 철조망이 사라지는 날은 과연 언제일까.



옛스러운 느낌이 적어서 아쉽긴 했지만 길게 늘어선
회색빛 서울성곽의 성벽은 나름대로의 운치가 있었다.



등산로의 대부분은 복원된 서울성곽과 나란히 굽이치는 돌계단이었다.



정상으로 향하는 도중에 다양한 형상을 띤 바위를 볼 수 있었다.
사진의 왼쪽 끝 뾰족한 바위는 사람의 옆모습 같다도 하여 얼굴바위,
중앙의 우뚝 솟아있는 것이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 같다 하여 모자바위란다.



철계단을 오르면 너른 바위가 나타난다. 범바위다.
범바위는 사직공원 쪽에서 올랐을 때 만나는 첫 봉우리라 할 수 있는 곳이다.
바위에 오르면 A5라는 기호와 함께 정상까지 450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산행을 하다보면 알파벳과 아라비아 숫자가 결합된 이러한 기호와 종종 조우하게 된다.
산속에서 위치를 찾을 때 쉽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좌표인 것 같다.



범바위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인왕산 아래로 펼쳐진 대도시 서울의 풍경을 감상했다.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모를 뿌연 대기와 흐린 회색빛 하늘이 아쉽긴 했지만
산 위에 올라와 지상을 내려다보는 순간만큼은 마음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시 산행을 속행했다. A4 지점의 이정표를 지나친다.
이정표에 의하면 정상까지는 300m 거리였다.



정상을 향하여 오르다가 지나온 범바위 부근을 돌아보았다.
어느새 이렇게 먼 거리를 걸어왔다는 것이 놀랍기까지 하다.
인왕산 정상 바로 아래의 길은 성벽에 인접한 돌계단과 성벽에서 약간 떨어진 철계단 중 고를 수가 있었다.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성곽에 인접한 계단의 난이도가 더 높았다.



철계단 후에 나타난 돌계단.
이 고지를 오르면 드디어 산의 정상이다.
정상에 오를 때에는 바로 앞에 외국인 커플이 산을 오르고 있었고
하산할 때에는 등산로를 따라 조깅하는 외국인을 보기도 했다. 
서울은 바야흐로 산속에서 이방인을 만나도 낯설지 않은 세계 속의 도시가 되었다.



인왕산의 정상에 도달했다. A3 지점이다.
정상 경계초소 앞에 높이 2.5m 정도의 바위가 덩그러니 놓여져 있었는데
이 바위의 꼭대기가 인왕산에서 가장 높은 지점이었다.



정상 부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으로는 인왕산의 또 하나의 봉우리인 기차바위가 보였고
그 너머로는 저 멀리 북한산 문수봉과 보현봉의 자태가 보였다.

인왕산 정상 부근에선 황조롱이로 추정되는 매들의 활공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하늘을 빙글빙글 돌다가 한 지점에 정지한 상태로 멈춰 있다가는 미끄러지듯 수직으로 내려온다. 
 동(動)과 정(靜) 그리고 동을 반복하는 매의 날개짓에서 자연의 미학을 느껴본다.



하산을 시작했다. 성곽을 사이에 두고 갈림길이 나타났다.
성곽 바깥쪽인 좌측길은 기차바위 방면이고 성곽 안쪽인 우측길은 창의문으로 향하는 길이다. 



등산로 입구에서부터 성벽 안쪽으로 계속 걸어왔으므로 그대로 창의문 방면의 길을 택하여 내려왔으나 
더 이상 성곽 안쪽길을 허가하지 않는 군사경계지역이 위치하고 있어서 결국은 성곽 바깥쪽으로 나오게 되었다.
성벽을 장식하는 넝쿨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고 있어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하산하며 기차바위 능선을 올려다보았다.
바위 위에 철제 난간과 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보니 꽤 스릴 있는 구간일 것 같았다.



하산길은 어느새 다시 성곽 안쪽으로 이어졌고
성벽과 철조망 사이로 등산로는 계속되었다.



하산 도중에 나무 한 그루를 완전히 감싸고 있는 덩굴을 발견했다.
나뭇잎이 붉게 물든 모습도 장관이었지만 그 모습이 마치 승천하는 용을 연상케 하여 또한 경이로웠다.



나무계단을 내려와 쪽문을 통과하면 인왕산로에 내려서게 된다.
이로써 인왕산 하산을 마쳤다. 
시간은 등산로 입구의 나무계단을 오른 지 100분이 지나 있었다. 약 두 시간의 산행이었던 셈이다.



인왕산로를 따라 내려오면 우측으로 청운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공원 내 정자 뒤편으로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조성되어 있고 
공원을 가로질러 자하문35길 도로로 내려오면 호랑이 조각상 옆에
인왕산에서 굴러온 바위라는 제목의 미술품을 볼 수 있다.
성황당처럼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철제 뼈대 속에 돌을 하나 하나 쌓아서 만들어가는
시민이 참여하는 공공미술품으로 서울시에서 주관하는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의 하나라고 한다.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자하문35길과 창의문로가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 윤동주문학관을 만나볼 수 있다.
올 7월에 개관한 윤동주문학관은 시인의 출판물과 친필 원고 등을 접해볼 수 있는 아담한 공간이었다.



윤동주문학관을 끼고 좌회전하여 창의문로를 따라 길을 오르면
북악스카이웨이3교 아래를 지나서 부암동에 들어서게 된다.
부암동의 동명은 예전에 이 부근에 붙임바위가 있었던 것에서 유래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 내조의 여왕 등 드라마 촬영지가 위치하고 있고
좁은 골목길 양옆으로 카페, 음식점 등이 아기자기하게 자리하고 있어
최근 데이트코스 등으로 인기가 있는 동네라고 한다.



부암동에 들어서자마자 등장하는 건물에는 4.5평 우동집이 있었다.



그 옆 건물에는 삼청동 천진포자의 분점이 위치하고 있었다.



등산 후의 갈증을 시원한 맥주로 달래고 싶어서 우리는 치어스로 향했다.
산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동네인 만큼 부암동에는 언덕이 많았다.
언덕길 아래에 가게가 위치하고 있어서 반지하식 구조의 점포라는 점이 특이했다.



치킨과 맥주를 주문했다. 가격은 치킨이 2만원, 생맥주 500cc가 2500원이다.
치킨 가격이 비싼 편이긴 했지만 감자가 함께 나와서 독특함이 있었고 맛도 괜찮았다.
부암동 맛집으로 이 동네의 여러 음식점 리뷰를 검색해보았는데
전반적으로 시중의 일반음식점보다는 가격에 다소 거품이 있는 듯했다.



포만감을 느끼며 치어스를 나오니 시각은 오후 5시였다. 
골목길을 거닐며 부암동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세검정과 석파랑 등 문화재를 탐방하며 함께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



창의문으로 향하는 터널을 지나 부암동을 뒤로했다.



창의문은 서울성곽의 4소문 중 현존하는 유일한 문으로 자하문이라고도 부른다.
북악산 등산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계단을 오르면 창의문 안내소가 위치하고 있다.
북악산은 안내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패찰을 교부받아야만 등산이 가능하지만
인왕산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으므로 북악산 등산 때에 비하면 통제는 덜한 편이었다.
창의문 앞에서 앳된 고양이 한 마리와 조우했다.
사람을 보고도 도망치지 않는 걸로 보아 근처의 어딘가에서 키우고 있는 고양이인 듯했다.



북악산 기슭을 따라 경복궁 북쪽까지 이어지는 창의문로를 따라서 길을 내려왔다. 
며칠 전 경복궁 부근을 방문했을 때 시간이 없어서 돌아보지 못했던 청와대 사랑채에 들러보았다.



청와대 사랑채는 지하 1층과 지상 2층으로 건축된 건물이었고
1층에는 대한민국관, 서울홍보관이 있어 방문객에게 한국과 서울을 알리는 구조였다.
그러나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기계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한국드라마를 홍보하는 기계의 모니터는 터치에 반응하지 않았고
즉석에서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전송해주는 기계에서 보낸 메일은 도착하지 않았다.



사랑채를 나온 후 청와대앞길을 걸어 올라가서 청와대 본관 건물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서
경복궁 돌담길을 따라 내려와 국립고궁박물관 앞에서 준짱과 헤어졌다.



자전거에 올라 귀로에 올랐으나 10월의 서울은 축제가 한창이었다.
세종문화회관 계단 위의 야외 특설무대에서 여성의 노랫소리가 들려서 가던 길을 멈추고 올라가 보았다.



여가수가 노래를 하고 있었다.
나는 가수다2 새가수 초대전에 출연했던 유리였다.



다가오는 한글날을 기념하여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한글누리 어울림 마당이 펼쳐진다. 
그 첫 번째 프로그램이 한글주간 기념 유리와 함께하는 음악회였다. 
사회자 홍록기 씨와 가수 유리 씨의 막간 짤막한 토크 후 그녀의 노래는 이어졌다.
 
2012 한글누리 어울림 마당



유리 씨는 다른 의상을 갈아입으러 무대를 내려갔고 나는 계단을 내려가 다시 자전거에 올랐다.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청계광장, 서울광장 등에선 하이서울페스티벌 2012에 참가한 단체들의 공연이 펼쳐졌다.
광장에 놓여 있는 천막과 크레인 등은 공연을 준비하기 위한 도구들이었다.
이날은 오후 8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아프로디테라는 대형 공연이 열릴 예정이었다.
공연 시작까지 한 시간 반이나 남았기에 그냥 돌아왔으나 공연 후기를 접해보니 꽤 볼 만한 공연이었을 것 같다.
깊어가는 가을, 서울은 축제에 젖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한강의 야경은 역시 아름다웠다.



덧글

  • 준짱 2012/10/08 09:22 # 삭제 답글

    내가 찍은 니 사진을 좀 일찍 보내줬으면 더 풍성한 게시물이 될 껄 그랬구나.
    여대는 금남의 구역 아니냐? 더구나 난 임자 있는 몸이니 처신을 항상 똑바로 해야한다.ㅋㅋㅋ
    역시 한강의 야경은 멋지구나. 나도 애마가 있으면 저녁 한강을 달려보고 싶다.^^
  • 오오카미 2012/10/08 21:08 #

    최근에는 여대에 남자가 입학하기도 한다. 이젠 더 이상 금남의 구역이 아니라니까.
    원고료 나오면 애마 하나 장만해라.
    30박 31일로 자전거 전국일주를 떠날 수는 없더라도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즐길 수 있으니 정말 좋다구. ^^
  • 준짱 2012/10/09 22:57 # 삭제

    전국일주는 자전거가 문제가 아니라 내 무릎팍이 문제라구.ㅎㅎ
  • 오오카미 2012/10/10 01:27 #

    적당한 운동을 찾아 무릎 단련 좀 하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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