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경복궁 부근 나들이 - 대림미술관 핀율전, 국립고궁박물관 2012/10/02 01:14 by 오오카미




국립민속박물관을 나선 후 경복궁 둘레를 시계방향으로 돌아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경복궁 주변에는 자전거전용도로가 설치되어 있다.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경복궁 한 바퀴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경복궁의 남서쪽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 근처에 있는 대림미술관에 도착했다.
대로변이 아니라 골목길 안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는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이날 관람한 핀율전의 정확한 전시회 명칭은
핀 율 탄생 100주년전 - 북유럽 가구 이야기였다.
핀율전은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진행되었다.



도슨트의 해설을 경청하며 전시물을 관람했다.

덴마크 출신의 핀 율(Finn Juhl. 1912-1989)은 가구를 예술로 승화시킨 세계적인 가구디자이너다.
대림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핀 율과 그 외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의자 연구가이자 토카이(東海)대학 생활디자인학과 교수인 오다 노리츠구(織田憲嗣)가 수집한 소장품이었다.



매표소가 위치한 1층 로비의 벽면에는 19세기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명작 의자로 손꼽히는 370개의 작품이 나열되어 있었는데
이 중 7개의 의자가 핀율이 디자인한 작품이었다.

핀 율의 작품들을 살펴보았다.



EASY CHAIR NV-45. 

1945년의 작품. 제작자는 닐스 보더(Niels Vodder).
핀 율은 디자인만 했을 뿐 가구를 직접 제작할 기술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고안한 디자인을 공방에 맡기고 제품의 제작을 주문했다.
공방의 실력 차에 의해 생산된 가구의 완성도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는데
닐스 보더 공방에서 제작한 제품의 완성도가 가장 뛰어났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팔걸이를 가진 의자로 알려진
이지 체어 NV-45는 팔걸이의 부드러우면서도 날렵한 곡선이 잘 살아있고 
오리목(의자의 다리 사이를 연결하는 X자, H자 등의 부품)이
앞다리 두 개와 좌판틀의 뒷부분에 연결되어 ㅅ자 모양의 디자인이라는 점이 특징이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EASY CHAIR NV-45.



EASY CHAIR NV-55.

1955년의 작품. 제작자는 닐스 보더.
좌판과 좌판틀을 밀착시키지 않고 간격을 두어서 떨어져 있는 듯 보인다는 점과 
등나무 줄기를 엮어서 만든 등받이가 특징적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EASY CHAIR NV-55.



PELICAN CHAIR.

1940년에 디자인한 제품이고 현재도 덴마크의 원컬렉션(Onecollection)사 등에서 생산을 하고 있다.
팔걸이 부분의 곡선을 보면 양의 뿔이나 박쥐의 날개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이 의자는 펠리컨을 보고 영감을 얻어서 디자인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름도 펠리컨 체어다.
원컬렉션은 1998년에 핀율 부인의 의뢰로 첫 복각(復刻) 작품을 제작한 후 
덴마크 국내 생산, 판매권을 얻어서 펠리컨 체어 등 15종 이상의 작품을 양산하여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PELICAN CHAIR.
Onecollection에서 생산 중인 핀 율 작품들.



EASY CHAIR BO-77. 

1953년의 작품. 제작사는 보비르케(Bovirke).
단편 일색이었던 당시의 가구에 두 가지 색깔을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참신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EASY CHAIR NV-53. 

1953년의 작품. 제작자는 닐스 보더. 
팔걸이 부분에 홈이 파여 있는데 특별한 용도를 위해 이러한 홈을 만든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용적인 용도와 관계 없이 미적인 면을 강조한 이러한 디자인을 도슨트는 무용의 용도라 표현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EASY CHAIR NV-53.



SOFA.

1960년의 작품. 이 디자인의 소파는 전세계에 이 제품 한 개밖에 없다고 한다.
가격 측정이 불가능하므로 이번 핀율전에 출품된 작품 중 가장 비싼 작품이라 하겠다.
팔걸이 윗면의 못 자국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점이 특징인데
못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감추기 위하여 하얀 소 뼈를 홈에 박아 넣었다.
좌판과 등받이의 천 소재 시트는 측면의 중앙 부분을 천연가죽으로 파이핑하여 포인트를 주었다.



ARM CHAIR NV-44.

1944년에 디자인한 작품. 원본의 제작자는 닐스 보더.
명장 닐스 보더의 손에 의해 단 12개만 생산된 제품으로 
그 희소성 때문에 환상의 의자, 전설의 의자로 불린다고 한다. 
핀 율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Onecollection사에서 100개 한정으로 복각 생산했고 
전시회에 전시된 작품은 펠리컨 체어와 마찬가지로 원컬렉션사의 복각품이었다. 
NV-44는 좌판을 받치는 좌판틀이 없다는 점이 특징이고 
하나의 프레임으로 되어 있는 등받이와 팔걸이의 수려한 곡선미가 일품이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ARM CHAIR NV-44.



EASY CHAIR.

1948년의 작품. 제작자는 닐스 보더.
핀 율의 대표작인 치프틴 체어의
프로토타입(본 생산에 들어가기 앞서 제작하는 시제품) 작품으로 추정가는 1억 원 이상이라고 한다.
우측 팔걸이에 컵홀더가 장착되어 있어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디자인이었다.

2층의 해설이 끝나고 도슨트를 따라서 3층으로 올라갔다.

대림미술관의 관람 공간은 지상 4층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1층 매표소의 벽면에 전세계의 명작 의자 370개의 목록을 붙여놓았고
주 전시실이라 할 수 있는 2층에서는 위에서 서술한 의자들을 포함하여
핀율이 디자인한 십 수 점의 의자를 관람할 수 있었고 
가구와 소품을 활용한 인테리어 작품, 핀율의 저택 모형을 전시하고 있었다.
3층에선 핀율 이외의 디자이너들이 고안한 독특한 디자인의 작품과 함께 
핀율의 소파 작품 몇 점이 전시되어 있었다. 
4층에선 의자에 앉은 관객의 사진을 촬영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3층에선 먼저 핀 율의 사진 몇 점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핀 율은 가구 디자인뿐 아니라 건축 디자인도 했다고 한다.
뉴욕 UN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의 인테리어를 담당했던 시절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3층에 진열된 독특한 디자인의 의자 중 가장 관심을 끈 것은 카드 게임 체어였다.
테이블에 둘러앉아 게임을 할 때 옆사람의 의자 모서리에 다리가 부딪치는 불쾌함을 방지하기 위하여
의자 좌판을 정면에서 보았을 때 사각형이 아니라 마름모 형태로 디자인했다.
다리를 벌리고 앉는 남자들의 습관을 고려한 디자인이라 하겠다.
또한 이 의자는 모서리를 맞물려서 정리해 놓으면 피자처럼 둥그런 모양이 된다고 한다.



WALL SOFA.

핀 율이 1948년에 디자인한 작품.
이 소파는 좌우 팔걸이가 비대칭이라는 점이 우선 눈에 띄지만
그보다는 앞다리가 없다는 점이 커다란 특징이다.
등받이 뒷면의 프레임을 벽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WALL SOFA.

도슨트의 해설 시간이 종료된 후 2층부터 다시 한 번 찬찬히 출품작들을 둘러보았다.





CHIEFTAIN CHAIR.

1949년의 작품. 제작자는 닐스 보더.
덴마크 국왕 프레데릭 9세와 그의 부인 잉그리드 여왕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매년 덴마크에서 열리는 코펜하겐 가구 장인 길드를 방문하여 디자이너를 격려하였다.
핀 율은 이 의자를 처음 공개했을 때 누구를 위한 의자냐는 기자의 질문에
가구에 관심이 많은 국왕을 떠올려 프레데릭 9세를 위한 의자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왕의 허락을 받지 않은 상태였기에 왕의 의자라는 이름은 붙이지 못했고
핀 율이 평소 아프리카 문화에 관심이 많았기에 족장의 의자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전시회에 출품된 치프틴 체어는 닐스 보더 공방에서 제작한
78점의 CHIEFTAIN CHAIR 중 하나이고 추정가는 1억 원이 넘는다. 
CHIEFTAIN CHAIR는 덴마크의 Onecollection이나 일본의 키타니(キタニ) 등
생산 라이센스를 가진 회사에서 제작하는 복각품도 천만 원이 넘어가는 고가의 제품이다.

오다 노리츠구 씨는 치프틴 체어를 본 이후 핀 율의 가구에 관심을 갖고 수집하게 되었다고 한다.

Onecollection사에서 복각한  핀 율 가구의 일본 판매가



소품과 함께 꾸며진 의자는 단품으로 전시되어 있을 때보다 한결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식탁 위에 달려있는 조명 중 회색 투톤의 반원형 스탠드는 핀 율이 디자인한 작품이다.



매달 컨셉(콘셉트)을 바꾸어 북유럽 가정의 거실을 표현한 인테리어 공간도 눈길을 끌었다.
9월에는 가을을 주제로 꾸몄다고 한다.
핀율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조그마한 간이의자가 귀엽다는 찬사를 많이 받았다.



1942년에 핀 율이 직접 디자인한 자신의 주택.
자신의 집과 가구를 손수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란 직업이 멋지게 느껴졌다.



의자의 미학을 체험할 수 있었던 핀율전의 관람을 마치고 대림미술관을 뒤로했다. 

외국인 블로거의 오다 교수 저택 방문기 Lunch with Professor Oda.



대림미술관의 뒷마당에는 파라솔과 의자가 놓인 휴식공간이 있었다.
그리 크지 않은 아담한 미술관이었지만 아기자기한 관람이 가능한 핀율전이었다.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다음 행선지인 국립고궁박물관에 도착하니 시각은 오후 5시 20분이었다. 
입장마감이 5시까지였으나 폐관 시각인 6시 전에 보고 나온다는 조건 하에 입장이 가능했다.



보수공사를 마치고 지난 8월에 개관한 국립고궁박물관의 기획전시실에선
왕의 상징 어보전이 10월 14일까지 진행 중이었다.

어보(御寶)란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의례용 도장이다.
임금의 도장은 외교문서와 행정에 사용하는 옥새와 의례용으로 사용하는 어보로 구분되었다.
즉 어보란 왕실의 혼례와 책봉과 같은 궁중의식이나
시호, 존호, 휘호를 올릴 때 제작하여 일종의 상징물로 보관했던 보물이다.



조선 제4대 임금 세종의 시호금보. 1450년.
시호(諡號)는 왕이나 사대부가 죽은 후 그 공덕을 찬양하여 추증(追贈)하는 이름이다.
세종의 시호는 장헌영문예무인성명효대왕(莊憲英文睿武仁聖明孝大王)이라고 한다.



조선 제21대 임금 영조의 존호옥보. 1740년.
존호(尊號)는 왕이나 왕비의 덕을 기려서 올린 칭호로 생전이나 사후 모두 가능했다.



영조 시호 금보. 1776년.



숙종비 인현왕후 추상존호 옥보. 1713년.
숙종 존호 금보. 1753년.



고종비 명성황후 책봉 금보, 보록, 금책. 1897년.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한 후 고종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고종비를 명성황후로 책봉하면서 올린 어보와 금책이다.
황제국 의장에 걸맞게 황금으로 제작했고 손잡이는 용 모양으로 하여 격을 높였다.



국립고궁박물관과 국립민속박물관은 입장료가 무료다.
경복궁 부근으로 나들이를 할 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문화재를 향유하고 역사를 공부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니까.

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



어보전 관람을 마치고 박물관을 나온 후 광화문을 떠나 대학로로 향했다.



대학로에 도착 후 서울연극센터에 들러 공연 시작 전까지 시간을 보냈다.
연극계 소식을 다루는 월간잡지 씨어터 가이드(シアターガイド) 10월호를 보니
일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너무나도 친숙한 배우들
후카츠 에리(深津絵里), 츠마부키 사토시(妻夫木聡), 나카무라 토오루(仲村トオル)가
출연하는 연극 에그(エッグ)를 소개하고 있었다.
9월 5일에 막을 올린 연극 에그는 노다 히데키(野田秀樹)가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10월 28일까지 토쿄예술극장 플레이하우스(プレイハウス)에서 공연한다. 



  

제목 에그(달걀)는 가상의 운동경기로 올림픽 정식종목이다. 
츠마부시와 나카무라는 에그 신인과 베테랑 선수 역이고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의 국가대항전 시합을 앞둔 선수대기실에 인기 여가수가 방문한다... 

일본 블로거들의 공연 리뷰를 읽어보았는데 시간과 시대적 배경이
1964년 토쿄올림픽에서 시작하여 제2차세계대전 중 만주의 731부대로 역행하는 등
극의 내용은 꽤 난해한 듯했다. 
연출이 관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스포츠와 노래에 열광하는 광기가 전쟁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경고라고 한다.

연극 에그의 음악은 시이나 링고(椎名林檎)가 담당했고
극중에서 후카츠 에리가 그녀의 노래를 직접 열창한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연극과 뮤지컬에서 주로 활동하던 배우가
브라운관이나 스크린에 출연하는 경우 또는 그 반대의 경우를 종종 접할 수가 있다.
배우들이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특히 무대에서 실물로 배우들의 연기를 접할 때 관객은 더욱 큰 감동을 받게 된다.
무대 위에서 관객의 생생한 반응을 피부로 느끼는 것 역시 배우에겐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샘아트홀에서 연극 도둑놈 다이어리를 관람했다.
4명의 배우가 출연하고 공연시간은 1시간 50분이었다.

도두칠과 도정노 두 형제 도둑은 한 아파트에서 같이 살고 있다.
노총각인 형 두칠을 장가 보내기 위해서 동생 정노는 신문에 광고를 내자고 제안한다.
미혼의 여성에게 빈방을 싸게 세 놓는다는 형제의 광고를 보고서 
 마동나라는 미모의 여인이 아파트를 찾아온다.
한편 정노에게 반하여 그를 쫓아다니는 미용사 마희진도 형제의 아파트를 방문한다...

연극 도둑놈 다이어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웃고 즐길 수 있는 연극이었다.
이날의 캐스팅은 두칠 역에 최대성, 정노 역에 안재우,
동나 역에 한다은, 희진 역에 구혜리 출연이었다.

구혜리 씨의 귀엽고 앙증 맞은 연기와
한다은 씨의 쿨하고 섹시미 넘치는 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한다은 씨의 미모는 절세가인(絶世佳人)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눈부셨다.



공연 관람 후 배우들과 함께 포토타임.
뒷열 좌로부터 최대성, 안재우 배우.
앞열은 왼쪽이 구혜리, 오른쪽이 한다은 배우.



덧글

  • 준짱 2012/10/02 11:18 # 삭제 답글

    하루에 참 많은 일을 했구나. 힘들지도 않던?
    근데 '절세가인' 운운하는 걸 보니 엄청 맘에 들어나봐? 좋았겠어. 옆에 앉혀 놓고 사진도 찍고.^^
  • 오오카미 2012/10/02 15:49 #

    자정 전에 집에 도착하긴 했다만 왕복 50km 넘는 주행이었던 만큼 확실히 피곤하긴 했다.
    하지만 바람 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달릴 수 있다는 것은 자전거의 커다란 매력이다.
    정말 예쁘더라. 아름다운 배우와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영광이자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즐거움이라 할 수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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