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경복궁 부근 나들이 - 청와대앞길, 국립민속박물관 2012/10/01 14:08 by 오오카미




추석을 앞둔 9월 하순에 연극을 관람하러 대학로로 나서는 김에 경복궁 부근을 나들이했다.

잠실철교를 건너서 한강자전거도로 북측으로 이동했다.
성수대교를 지나치면 한강의 지류 중랑천이 등장한다.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첫 번째 다리, 용비교 아래에 놓인 보행자용 다리로 중랑천을 건너서
응봉산 기슭에서 시작되는 중랑천자전거길의 서쪽 도로로 진입했다.
응봉산 정상에 위치한 응봉정은 보수공사라도 행해지고 있는 것인지 
얼마 전부터 응봉정 둘레에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보여 궁금증을 자아낸다. 



공사 중인 응봉교 아래를 지나면 응봉나들목으로 통하는 갈림길이 등장한다.
사진의 좌측으로 난 길이 나들목 방향이고 그대로 직진하면 중랑천과 청계천 방향이다.
이전에는 응봉나들목을 이용하여 도심으로 들어선 후 왕십리를 거쳐서 종로 방면으로 향하였으나
이날은 중랑천과 청계천자전거길을 경험해보기로 했다.
늘 같은 코스로만 달리면 재미가 없으므로.



중랑천자전거길을 조금 더 달리다보니 역사가 느껴지는 돌다리가 나타났다.
이 다리의 이름은 서울 살곶이다리이고
조선 성종 때인 1483년에 완공된 다리로 조선시대에 가장 긴 다리였다고 한다.
살곶이다리 앞의 설명문 옆에는 사적 제160호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었으나
백과사전을 검색해보니 2011년 12월에 보물 제1738호로 승격되었다고 나와 있다.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때 이 다리의 석재를 절반이나 가져다 써서
그 후로 방치되어 있다가 1972년 서울시에 의하여 복원되었다고 한다.
다리의 폭이 꽤 넓은 편이지만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자전거로 건널 때에는 약간 아찔할 것도 같다.



살곶이다리 부근에는 한양대가 위치하고 있다.
한강자전거도로에 인접해 있는 만큼 자전거로 통학하기에도 편리할 것 같다.



길가의 하늘하늘한 코스모스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훌륭한 전령사다.



중랑천과 청계천이 합류하는 지점에 도착했다.
이곳 주변은 다양한 철새들이 찾아오는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청계천자전거길로 들어섰다.
자전거도로 위로는 고가도로인 내부순환로가 웅장한 모습으로 펼쳐져 있었고
고가도로를 지탱하는 교량은 초록으로 무성한 담쟁이덩굴 옷을 걸치고 있어 근사해보였다.



이정표를 통하여 얼마만큼 달려왔는지를 알 수가 있다. 
이정표 설치에는 예산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청계천자전거길의 종점인 신답철교에 다다랐다.
아쉽게도 이 앞으로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만 가능하다.
신답철교에서 청계광장까지의 5.8km 구간은 청계천을 복개(覆蓋)했다가 복원한 구간이기도 하다.



더 이상의 직진이 금지되었으므로 기수를 돌리자.
좌측으로 난 오르막길을 오르면 청계천자전거도로에서 도심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오르막길의 정점에 오르면 고산자교가 나타난다.
청계천을 내려다보며 고산자교를 건너면 시설관리공단 사거리다.
사거리의 북쪽에는 동대문구청과 홈플러스 동대문점이 있고 동쪽에는 용두공원이 위치하고 있다.



청계천로를 타고서 청계9가에서 청계6가까지 이동했다.
청계천로를 따라서 공구상점, 애완동물상점, 의류상점 등 무수한 점포가 자리하고 있고
이들 가게를 이용하는 차량이 곳곳에 주차하고 있어서 쾌적한 주행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구간이다. 



동대문 사거리를 거쳐서 종로5가를 지난 후 이화동 사거리에 도착했다.
홍익대 대학로캠퍼스 공사는 막바지에 접어든 듯 보였다.



율곡로를 따라서 서쪽으로 페달을 밟았다.
창덕궁 돈화문 앞에 도달했다.
원남동 사거리에서 돈화문에 이르는 율곡로는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율곡로 북쪽에 위치한 창덕궁과 남쪽에 위치한 종묘는 원래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있었으나
일제시대 때 민족말살정책에 의하여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두 궁궐을 갈라놓은 것이라고 한다.
서울시에선 원남동 사거리에서 창덕궁 돈화문까지의 율곡로 300m 구간을 지하차도로 만듦으로써
지상의 두 궁궐이 단절된 구간을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안국역 사거리에 도착했다.
일본문화원 외벽에는 10월 3일에 코엑스에서 열리는 한일축제한마당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안국역 사거리의 북쪽에는 북촌한옥마을이, 남쪽에는 운현궁과 인사동 거리 등의 관광명소가 위치하고 있다.



이윽고 광화문에 다다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경복궁의 북동쪽에 위치하고 있다.
박물관 근처에 자전거를 주차할 공간을 찾다가
경복궁의 북쪽에 위치한 청와대로 향하는 도로 쪽을 바라보니 차량과 사람들이 통행을 하고 있었다.
청와대 부근의 도로는 일반인 통행금지로 알고 있었기에 일종의 놀라움이었다.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김영삼 때인 1996년에 경복궁 북쪽의 도로, 즉 청와대앞길이 개방되었다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통행이 가능하도록 개방이 되었음에도 여지껏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자전거와 함께 청와대앞길을 달려보았다.
통행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제약은 있었다.
수시로 경찰관들이 다가와 행선지가 어디인지, 무슨 일로 왔는지, 가방엔 뭐가 들었는지 등을 물어보았고
청와대 방향으로의 사진 촬영은 지정된 장소에서만 가능했다.



여하튼 청와대앞길을 달림으로써 경복궁 둘레를 일주하는 것이 가능했다.
동네 한 바퀴 노래를 부르면서 경복궁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니 멋진 일이다.
일본에 있었을 때 천황이 거주하는 코쿄(皇居) 둘레를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부럽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역시 조선 임금들이 거처했던 경복궁 둘레를 일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직접 체험해보니 왠지 뿌듯하면서도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청와대 방향으로의 사진 촬영은 경복궁 북문에 해당하는 신무문(神武門) 앞에서만 가능했다.
경복궁 4대문의 이름은 남문이 광화문(光化門), 동문이 건춘문(建春門), 서문이 영추문(迎秋門)이다.
조선 시대에는 북악산의 성난 기운을 막기 위해 신무문은 늘 닫아두었다고 한다.



신무문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안에는 경복궁 북쪽 매표소가 있었고 서쪽으로는 인왕산이 보였다.



사진촬영이 허락된 신무문 앞에서 청와대 본관과 북악산을 사진에 담아 보았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신청을 하면 청와대 관람도 가능하다고 한다.
경복궁 동편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로 청와대 홍보관까지 이동 후
녹지원, 구본관터, 본관, 영빈관, 칠궁 등을 관람하는 약 1시간 코스다.



청와대앞길을 경유하여 경복궁 북서쪽으로 내려왔다. 
영빈관과 북악산의 모습이 보인다.



경복궁의 북서쪽에는 청와대 사랑채와 분수대가 위치하고 있다.
청와대 사랑채는 1996년에 청와대앞길이 개방될 때 효자동 사랑방이란 이름으로 함께 개관했다고 한다.
이전에는 대통령 비서실장 공관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었고 2010년 1월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분수대에는 무궁화 지구의 위에 비상하는 봉황이 조각되어 있어 웅장함이 느껴졌다.
설명문을 보면 봉황은 국가원수를 상징한다.



경복궁 돌담길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경복궁 한 바퀴였다.



경복궁 둘레를 일주하여 다시 국립민속박물관 앞으로 돌아왔다.
자전거를 주차할 만한 공간이 마땅치 않아 일단 애마와 함께 입구에 들어섰다.



정문 안내소 옆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었다.
자전거 타기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인 만큼
관광명소 등 공공장소에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일정이 조금 빡빡했으므로 상설전시실을 빠르게 훑어본 후
기획전이 열리고 있는 전시실에 보다 시간을 할애했다. 
한국을 사랑하는 사진작가 후지모토 타쿠미(藤本巧) 씨가
한국에서 촬영한 7, 80년대 사진의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藤本巧 공식홈페이지
야나기 무네요시에 매료돼 한국 민속, 장인 촬영 경향신문 2012년 8월 20일자 기사.



국립민속박물관은 내부의 전시실뿐만 아니라 외부의 볼거리도 다채로웠다.
박물관 정면에 위치한 높은 건물은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위에 
법주사 팔상전을 올려놓음으로써 거대한 성을 연상시키는 웅장함이 느껴져 실로 장관이었다.



출입구가 위치한 박물관 좌측 건물은 화엄사 각황전을 모델로 했다고 한다.
전통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





전통 한옥, 물레방아, 연자방아 등의 조형물은 향수를 자아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개항기 거리라는 제목이 붙은 구역이었다.
1899년부터 1968년까지 서울의 거리를 달렸던 전차 뒤로는 포목점 등의 건물이 위치했고
그 옆으로는 1970년대의 주택가 골목길을 연상시키는 그리운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발소의 모습은 지금 봐도 그리 낯설지가 않다.
아직도 어딘가에 이와 비슷한 외관의 이발소가 남아있을 것만 같다.



다방. 
수많은 커피체인점에 밀려 이제는 추억이 되어가고 있다.



만화방.

만화방은 학교 들어가기 전 어린 시절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장소인 만큼 
전시되어 있는 시설 중 그리움이 가장 짙게 느껴진 공간이었다.
당시에는 만화책 한 권 보는 데 10원이었다. 
점심 먹고나서 50원을 손에 들고서 동생과 함께 만화방에 가서 만화책을 보다가 집에 돌아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살기 어려웠던 시절 만화방은 좋은 탁아소이기도 했던 셈이다.



1976년에 제작된 최초의 국산 자동차 포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오늘날 서울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음에도
옛날을 재현해 놓은 풍경이 전혀 낯설지 않았다. 
시멘트 쓰레기통을 보니 그 옆에 쌓아올려져 있던 연탄의 모습이 저절로 눈앞에 떠오르는 듯하다.
한국의 발전한 모습엔 한국인 자신도 놀랄 정도이니 외국인에게는 어떻게 느껴질지 짐작이 간다.



옛 시절의 향수를 떠올리게 한 국립민속박물관을 뒤로하고 다음 여행지로 향했다.

국립민속박물관 홈페이지





덧글

  • 준짱 2012/10/01 17:04 # 삭제 답글

    청와대 앞길은 나도 옛날에 개방되고 나서 차로 지나가 본 적이 있다. 여기저기 '요원'과 경찰이 서 있던 게 기억나는 구나.
    국립민속박물관에 저런 옛날 건물 모형이 있었구나. 재밌네.
  • 오오카미 2012/10/02 01:17 #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이지만 찾아보면 의외로 모르는 곳, 안가본 곳이 많다는 것을 느끼곤 한다.
    다양한 곳을 찾아다녀보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 아닐까 싶다.
  • 역사관심 2012/10/03 10:45 # 답글

    아 저 시멘트 쓰레기통...정말 아련하게 기억납니다. 저런 골목에서 해질때까지 '밥먹어라~!' 소리 들릴때까지 질리지도 않고 친구들과 뛰어놀았죠.. 그러다 만화시간되면 보러 들어가고...

    요즘아이들...불쌍하다는 생각을 항상합니다.
  • 오오카미 2012/10/03 21:50 #

    옛 시절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 그리 크지 않았음에도 보는 순간 수십 년 전의 추억이 떠오르더군요.
    인간의 뇌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많은 것을 저장해 놓는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리운 옛날을 회상하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얻으면 좋겠습니다. ^^

댓글 입력 영역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블루

문갑식의 진짜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