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잭 더 리퍼 2012/08/23 14:39 by 오오카미






폭염이 끝나니 폭우가 오락가락하는 여름의 끝자락이다.
지난주에는 뮤지컬 잭 더 리퍼를 관람했다.

오후 늦게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였고 오전에는 맑은 날씨였기에 공연장까지 자전거로 이동하기로 했다.
한강자전거도로에서 한남대교로 올라선 후 한강을 남에서 북으로 건넜다.



한남대교 북단으로 건너오면 등장하는 한남대로와 한남2고가차도.



한남대로를 따라 계속 북상한다.



도로 우측으로는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남동 본사 건물을 볼 수 있다.



북한남삼거리에 도달했다.
장충체육관과 약수역 방면인 우측길로 들어서야 하나 차도 쪽은 약간 오르막길인데다 인도가 끊긴 구간이므로
차도보다는 방음벽 바로 뒤로 나 있는 주택가의 골목길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다시 한남대로와 합류하게 되고 바로 앞에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의 횡단보도를 건넌 후 장충체육관과 서울타워 방면인 좌측길로 들어선다.



뮤지컬 잭 더 리퍼의 공연장은 남산에 위치한 국립극장이었다.
남산이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여하튼 공연장이 산에 위치하고 있는 만큼
국립극장을 향한 길에는 오르막길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자전거를 끌고서 고개의 정상에 닿으니 관람할 공연의 포스터가 가로등 옆에서 나부끼며 나를 반겼다.
언덕을 넘으니 이날의 목적지가 바로 시야에 들어왔다.



이전까지는 국립극장을 방문할 때 동대입구역에서 내린 후 버스를 타거나 언덕길을 걸어서 올라갔었다.
동대입구역 방면의 길이 아니라 그 반대쪽인 한남동 방면으로 난 길을 이용하여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또한 자전거를 이용한 첫 탐방이었기에 그만큼 기분도 새로웠다.



뮤지컬 잭 더 리퍼의 공연장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이었다.
달오름극장과 하늘극장에선 이전에 공연을 관람한 경험이 있었으나 해오름극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극장의 메인극장이라 할 수 있는 공연장인 만큼 계단을 오르며 공연에 대한 기대치도 상승했다.



1888년 런던, 그 땐 낭만이 있었다.
연쇄살인마 사건을 소재로 사용한 뮤지컬에서 과연 어떤 낭만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해지는 카피였다.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주요등장인물은 다음과 같다.

다니엘 - 미국에서 온 외과의사.
장기이식 수술법 연구를 위해 런던을 방문하였다가 매춘부 글로리아에게 한눈에 반해 버린다.
사랑을 쫓는 자 다니엘의 캐스팅 - 안재욱, 엄기준, 성민, 송승현. 

잭 - 정체불명의 연쇄살인마.
7년 전 죽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런던의 밤거리가 피로 물들자 사람들은 그의 부활을 두려워한다.
광기를 쫓는 자 잭의 캐스팅 - 신성우, 김법래. 

앤더슨 -  경시청의 강력계 수사관.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마 사건을 담당하나 코카인 중독에 빠져있어 판단력이 결여되어 있다.
범인을 쫓는 자 앤더슨의 캐스팅 - 유준상, 민영기, 이건명. 

먼로 - 런던타임즈 기자.
앤더슨을 돈으로 매수하여 연쇄살인마 사건의 최신정보를 넘겨받으며 특종을 쓸 기회를 노리고 있다.
돈을 쫓는 자 먼로의 캐스팅 - 이희정, 이정열. 

폴리 - 거리의 여인.
앤더슨과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에 속을 애태우지만 그를 위해 잭을 유인할 미끼가 되어 준다.
아픔을 간직한 여인 폴리의 캐스팅 - 서지영, 양꽃님. 

글로리아 - 거리의 여인.
다니엘과 사랑에 빠져 미국으로 건너갈 겸심까지 하게 되나 도미 전날 잭의 희생양이 되고 만다.
희망을 간직한 여인 글로리아의 캐스팅 - 소냐, 제이민. 



이날 공연의 캐스팅은
다니엘 역에 성민, 잭 역에 김법래, 앤더슨 역에 민영기,
먼로 역에 이희정, 폴리 역에 양꽃님, 글로리아 역에 제이민 이었다.



뮤지컬 잭 더 리퍼는 1부 공연 60분, 인터미션 20분, 2부 공연 70분으로 진행되었다.

무대와 의상은 19세기 후반의 영국 런던을 잘 살려내고 있었다.
특히 무대 중앙에 설치된 대형 턴테이블(회전판)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그 위에 세트를 설치함으로써 건물의 바깥모습과 안쪽모습을 빠르게 변환하는 것이 가능했고 
회전하는 턴테이블 위에서 걷고 있는 배우의 모습은 함께 회전하는 배경과 어우러져
실제로 런던의 밤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사실감과 역동성을 보다 잘 표현해 냈다는 느낌을 받았다. 
 
공연은 무척 재미있었다.
올 상반기에 보았던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도 굉장히 인상적인 작품이었는데
하반기에 관람한 뮤지컬 잭 더 리퍼 또한 그러하였으니
이 두 뮤지컬은 올해 가장 재미있게 본 공연으로 기억될 듯하다.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다. 
연쇄살인마라는 자극적인 또한 충격적일 수도 있는 소재를 과연 어떻게 사용하여 작품 속에 녹아들게 했을까.
카피에 사용된 1888년의 낭만이란 무엇일까. 연쇄살인마와 낭만이 과연 공존할 수 있는 것인가 등
관극 전부터 다양한 궁금증을 갖게 만든 뮤지컬이었는데
1부 공연을 지켜보면서 마음 속에 품고 있던 의문들은 눈 녹듯이 사르르 해소되었다. 
한 마디로 관객을 사로잡는 흡인력이 있는 스토리였다.


1부는 형사 앤더슨의 사무실에서 그가 수사보고서를 타이핑하는 것으로 막을 올린다.
1888년 런던의 밤거리에서 매춘부들이 변사체로 발견되고 있다.
살해수법이 7년 전에 런던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연쇄살인마 잭 사건과 유사하다.
그러나 잭은 경찰들에게 쫓기다가 총을 맞고 강물에 떨어져 죽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잭의 사체가 발견된 것은 아니지만 그 후로 연쇄살인은 자취를 감추었기 때문이다.
당시 살해수법이 잔인했기 때문에 언론에 현장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쇄살인사건이 모방범죄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피해대상과 살해수법 등으로 미루어볼 때 범인은 오히려 잭일 가능성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죽었잖은가. 그가 살아있었다는 것인가. 아니면 지옥에서 살아돌아왔단 말인가.  

난항에 빠져 있는 앤더슨 앞으로 한 통의 서신이 도착한다.
연쇄살인범이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내용이었고 발신인은 다니엘이라는 남자였다.

다니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때는 7년 전인 1881년의 런던이다.
장기이식법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 외과의사 다니엘은 연구를 위하여 미국에서 영국으로 건너왔다.
마차에 치여 거리에 방치된 응급환자를 돕는 그의 헌신적인 모습에 주위에 서서 구경하고 있던 매춘부들은 반해 버린다.
그중에는 글로리아라는 아리따운 매춘부가 있었는데 다니엘 역시 그녀에게 한눈에 반해 버리게 된다. 
싱싱한 장기를 구할 수 있다는 광고를 듣고 달려온 다니엘은 글로리아와 다시 마주친다.
그녀는 부업으로 잭이라 불리는 장기밀매업자의 브로커 일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니엘과 글로리아의 관계는 깊어져 간다.
잭이 판매하는 장기와 연쇄살인사건의 연관성을 깨달은 글로리아는 잭을 경찰에 밀고한다.
연쇄살인마에게 걸린 현상금을 받아서 다니엘과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잭은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고 글로리아와 다니엘에게 다시 만나자라는 말을 남긴 채 사라진다...

2부는 역시 앤더슨의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앤더슨은 연쇄살인범의 정체를 알고 있다고 주장하는 다니엘을 취조한다.
다니엘의 진술에 의하면 연쇄살인마의 정체는 7년 전과 마찬가지로 잭이었다.
앤더슨이 우려했던 대로 잭은 살아있었던 것이다.
다니엘은 싱싱한 장기를 구하기 위하여 잭과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을 앤더슨에게 털어놓으며
그를 체포하는데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다.

범인을 알고 있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다니엘이 나타났음에도
런던의 밤거리에선 매춘부의 시체가 또 발견된다.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에 앤더슨은 괴로워한다.
기자 먼로에게는 코카인에 중독되어 있다는 것을 약점으로 잡혀 수사 정보를 건네주고 있고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여성 폴리와의 관계 또한 생각대로 되어가질 않는다.
앤더슨은 런던이라는 이 도시가 싫었다.
앤더슨은 다니엘의 협조 하에 함정수사임을 사전에 알린 매춘부를 미끼로 이용하여 잭을 체포하는 작전을 세운다.
미끼가 되어줄 매춘부는 앤더슨이 섭외하기로 했고 다니엘은 잭에게 새로운 장기가 필요하다고 연락하기로 했다. 
그리고 잭을 유인할 여성을 식별할 수 있도록 그녀의 머리에는 빨간 장미를 꽂기로 했다.
앤더슨은 장미를 들고서 밤거리를 걷고 있다.
과연 누가 목숨이 걸린 미끼가 되어주려고 할까. 누구에게 이 장미를 건네야 한단 말인가...


한 편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2부가 시작되면서 머릿속에선 연쇄살인마의 정체와 사건의 실체가 어떻게 밝혀질 것인지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떤 결말이 나겠구나 예상이 되는데도 작품에 대한 몰입도는 결코 줄어들지 않았으니
뮤지컬 잭 더 리퍼는 관객을 사로잡는 힘, 끌어들이는 힘이 대단히 좋은 무대였다.

앤더슨이 열창하는 이 도시가 싫어 라는 넘버가 특히 좋았고
다니엘과 글로리아가 함께 부르는 감미로운 연가 어쩌면 도 기억에 남는다.  



- ACT 1 -
1. Overture - 오케스트라
2. 가려진 진실 - 앤더슨, 컴퍼니
3. 진정해, 조심해 - 앤더슨, 먼로, 컴퍼니
4. 버려진 이 거리에 - 폴리
5. 춤추는 살인마 - 쇼맨
6. 더 끔찍한 사건 - 먼로, 컴퍼니
7. 그 자의 이름 - 앤더슨, 다니엘, 컴퍼니
8. 런던의 밤 - 글로리아, 마담, 친구들, 컴퍼니
9. 누굴까 - 다니엘, 남편, 글로리아, 컴퍼니
10. 런던의 밤 Reprise - 컴퍼니
11. 거래 - 다니엘, 잭
12. 함정수사 - 앤더슨, 컴퍼니
13. 배신 - 다니엘, 잭
14. 어쩌면 - 다니엘, 글로리아
15. 이봐, 친구들아 - 다니엘, 컴퍼니
16. 바람과 함께 - 글로리아
17. 글로리아 - 다니엘, 컴퍼니
18. 취조실 - 앤더슨, 다니엘, 먼로, 글로리아


- ACT 2 -
1. Overture - 오케스트라
2. 오랜만이야 - 다니엘, 잭
3. 사냥을 떠나자 - 잭
4. 회색도시 - 앤더슨, 컴퍼니
5. 멈출 수 없어 - 다니엘
6. 이 밤이 난 좋아 - 잭
7. 기도 - 글로리아, 다니엘
8. 마지막 기회 - 앤더슨, 다니엘, 먼로
9. 특종 - 먼로, 컴퍼니
10. 이 도시가 싫어 - 앤더슨
11. 아주 오래 전 얘기 - 폴리
12. 내가 바로 잭 - 다니엘, 잭
13. 혼돈 - 다니엘, 앤더슨, 먼로, 글로리아



굵직한 저음으로 살인마의 공포감을 극대화시킨 김법래의 무게감이 객석을 압도했고
다니엘 역의 슈퍼주니어 성민과 글로리아 역의 제이민, 두 선남선녀의 사랑스러운 연기도 보기 좋았다.

잭이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장면에서는 사람을 공중에 띄우기,
몸을 관통하기 등의 마술쇼가 피로되기도 하여 신선미를 더해준 점 또한 칭찬하고 싶다.
앙상블들의 호화로운 군무 등 대형 뮤지컬의 재미를 잘 살린 작품이었다.

뮤지컬 잭 더 리퍼의 원작은 체코에서 2006년에 막을 올렸다고 한다.
국내에선 2009년에 초연 후 매년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뮤지컬 잭 더 리퍼는 하루 2회씩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이날의 1부 공연에는 일본인 관객이 많았다.
무대 양측 벽면에 설치된 자막 전광판에는 일본어 자막이 단독으로 표시된 점으로 미루어보아
일본 관객의 단체관람을 공연장 측에서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겠다.
공연이 끝나고 로비에 나와 보니 이번에는 2부 공연을 관람하러 온 중국인 관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뮤지컬 한류의 영향으로 공연 관람을 함께 하는 한국여행 기획상품이 주변국가에서 꽤나 인기인가 보다.



국립극장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대형 포스터.



동대입구역 부근에는 전통 있는 제과점의 대명사 태극당 본점이 위치하고 있다.
예전에는 대학로 혜화동 로터리에도 태극당이 있었다.



저녁에는 대학로에서 연극을 볼 예정이었으므로 대학로로 이동했다.
그러나 30분을 달려서 대학로에 도착하고 나니 비가 퍼붓기 시작했다.
어차피 비 맞으며 돌아가야 할 거라면 조금이라도 덜 올 때, 날이 좀 더 밝을 때 돌아가자 싶어서
연극 관람을 포기하고 귀로에 올랐으나 한강자전거도로에 들어선 후 폭우를 만나서 오랜만에 폭우 속 라이딩을 체험했다.
자전거도로를 벗어난 후 셔츠를 벗어 보니 뒷타이어를 통과하며 옷에 튄
노면의 모래와 오물로 인하여 하얀 셔츠가 검게 변해 있었다.
옷과 가방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느라 화장실에서 꽤나 고생했다. 빗속의 라이딩은 역시 삼가할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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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준짱 2012/08/25 21:24 # 삭제 답글

    일본 관광객이 많았던 건 슈퍼주니어 성민이가 주인공이라서 그런 거 아니었을까?ㅎㅎㅎ
  • 오오카미 2012/08/26 02:59 #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을 관람하기 위하여 해외여행까지 하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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