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북한산(北漢山) 등산 2012/08/02 11:26 by 오오카미




그늘에 앉아 있어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폭염의 날씨가 한창인 한여름이다.
지난주에는 여름 등산을 체험하러 북한산에 다녀왔다.

우이동도선사입구 버스정류장까지 한 번에 가는 노선이 있기에 버스에 몸을 실었다.
목적지 버스정류장은 종점에서 바로 한 정거장 전이었다.
차고지이기도 한 종점 또한 우이동도선사입구 정류장 바로 코앞에 있었다. 



버스에서 내려 저 멀리 북한산 정상이 바라보이는 골목으로 들어섰다. 
가장 먼저 나타난 이정표에서 북한산 둘레길 표시가 눈길을 끈다.
북한산 둘레길은 서울의 대표적인 트래킹 코스로 21개 구간, 총 길이 71.8km로 구성되어 있다.

북한산 둘레길 개요 



도로변에 위치한 우이둘레길안내소(우이분소)에서는 북한산 둘레길 지도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한 이곳은 21개 구간의 스탬프를 찍어서 제시하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스탬프투어 운영장소 역할도 하고 있었다. 



이날은 둘레길 탐방이 아니라 북한산의 정상인 백운대에 오를 목적이었으므로
백운대탐방지원센터 방향을 향하여 걸음을 옮겼다.
둘레길안내소에서 백운대탐방지원센터까지는 1.5km의 거리였고 아스팔트가 깔려 있는 왕복 2차선의 도로였다. 



오르막길이 계속 되기 때문인지 1.5km의 아스팔트 길을 걸어서 올라가는 것은 의외로 힘이 들었다. 
도로 우측으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을 보고 있자니
정상에 오르는 대신 계곡수에 발 담그고 놀다가 돌아갈까 하는 유혹이 일기도 하였다. 



북한산국립공원 표지석이 등장했다. 



다음으로 삼각산 도선사 표지석이 등장했다.
북한산의 옛이름이 삼각산이다.
백과사전에 의하면 고려시대부터 삼각산이라 하다가 일제감정기 이후 북한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청담로라는 이름의 아스팔트 길은 계속되었다.
아스팔트 길의 끝에 위치하고 있는 도선사는 육영수 여사와도 인연이 깊은 곳이다.
여사는 도선사의 청담 스님으로부터 대덕화라는 법명을 받았고
도선사로 향하는 산길을 아스팔트 도로로 정비하는 데에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후원이 있었다고 한다. 



도로의 중간쯤에 다다르자 도로 좌측에 커다란 바위가 놓여 있었다.
붙임바위라는 이름의 이 바위는 오랜 옛날부터 이 고갯길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었고 
바위에 돌을 붙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졌다고 한다.
바위에 돌을 어떻게 붙일 수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바위 곳곳에는 돌을 붙였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1.5km의 거리라면 평지에서도 빠른 걸음으로 걸어도 15분은 소요되는 거리이다.
무더운 날씨에 30여 분 오르막길을 계속하여 걷고 있자니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온몸은 땀으로 젖어 버렸다.
포장도로가 아니라 자연미가 살아있는 길이었다면 오히려 힘이 덜 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청담로의 정상에 오르자 연꽃 모양의 대 위에 앉아 계신 부처님 동상이 있었다.
이곳에서 그대로 직진하면 백운대탐방지원센터이고
좌회전하면 도선사로 향하게 된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를 지나며 본격적인 산행에 돌입했다. 
이곳에서부터 나를 따라오기 시작한 불청객은 이날 산행의 가장 큰 애로사항이기도 했다. 



북한산 탐방로 안내도.
클릭하면 커진다.

이날의 산행 코스는 위 안내도를 참고로 하자면 아래와 같다.
백운대탐방지원센터 - 우이대피소삼거리 - 하루재 - 인수대피소 - 백운대피소 - 위문 - 백운대
- 위문 - 노적봉 - 용암문 - 도선사 



자연미가 느껴지는 돌길의 등장이다.
이제서야 산에 온 맛이 느껴진다. 



우이대피소삼거리의 이정표.

앞서 언급한 불청객은 벌레였다. 구체적으로는 초파리가 되겠다.
이들은 땀냄새에 반응을 하는 것인지 산을 오르내리는 내내 내 주위에서 앵앵거리며 날아다녔다.
작열하는 태양의 뜨거움과 산을 오르는 피로감도 이것들의 성가심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어디에선가 날아온 노린재가 바지 위에 앉아 잠깐 쉬다 가기도 했다.
잠자리 종류가 서식한다면 초파리를 전부 잡아먹을 것 같기도 한데
산 아래에는 그렇게 많던 잠자리를 산속에선 찾아볼 수가 없었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서 처음 등장하는 고개인 하루재의 정상에 오르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지속적으로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파리가 날뛰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 이곳에서 일단 쉬기로 했다. 



이날의 점심은 김밥과 막걸리였다. 



식사를 끝낸 후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하자 파리들도 어디선가 나타나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길가의 꽃 위에선 호랑나비가 꿀을 빨고 있었다.
초파리의 천적인 곤충들은 없는 것인가. 



경찰서 지구대 느낌이 물씬 나는 인수대피소를 지난 후 조금 더 올라가자
인수봉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인수봉은 암벽등반으로 너무나 유명한 곳이기도 한다. 



인수봉을 조망하기 좋았던 지점부터 철제기둥과 철줄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들 구조물의 등장은 정상이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음과 난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구간임을 알려 준다. 



바윗길 다음으로는 계단길이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다시 바윗길. 



백운대피소의 이정표.

백운산장이라고도 불리는 백운대피소에 다다랐다. 



누구랑 노는 중? 



산장 옆의 바위 위에서는 고양이 두 마리가 어울려 놀고 있었다. 



백운대피소를 지나 길을 계속 나아갔다. 



위문에 도착했다. 위문 옆 공원지킴터를 새단장하고 나무난간에 새 칠을 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북한산성에 남아있는 13개의 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위문은 백운대와 만경대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위문은 일제시대 때부터 불린 이름이고 그 이전에는 백운봉암문이었다고 한다.
암문(暗門)은 적의 눈에 띄지 않도록 성벽에 누(樓) 없이 만든 비밀문을 의미한다. 



위문의 모습이다.
문 옆에는 북한산성에 대한 소개글이 적혀 있었다.

북한산성은 북한산 능선을 따라 쌓은 석축산성으로 백제 개루왕 때 처음 쌓은 것으로 추정되고
현재 남아있는 성벽은 조선 숙종 때의 것으로 당시에 대대적인 수축과 증축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북한산성 벽을 따라서 정상 백운대를 향하여 오르기 시작했다. 



나무계단이 등장했다.
난간에는 칠주의 테이프가 둘러져 있었다. 



모던한 느낌으로 복구된 하얀 성벽을 배경으로 철줄을 잡고서 바위 위를 올랐다.
중턱에 놓여져 있는 커다란 바위가 인상적이다. 



바윗길을 오르다 뒤돌아보니 자연과 대조되는 문명의 모습이 산 아래에 펼쳐졌다. 



커다란 바위 뒤로 백운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산을 대표하는 세 봉우리가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 만경대(799.5m)이고
이들 세 봉우리가 마치 뾰족한 뿔과 같다 하여 삼각산(三角山)이라 불렸다고 한다. 



커다란 바위 부근에서 뒤돌아 앞을 보니 만경대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절벽 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의 모습은 언제 보아도 경이롭다. 



만경대 옆으로는 하산 때 보다 가까이에서 보게 될 노적봉(716m)이 나란히 서 있었다. 



산 아래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높이에 올라와 있는 만큼
틈틈이 뒤돌아보며 위로 위로 발길을 옮겼다. 



정상 부근은 경사가 심하므로 더욱 확고하게 철줄을 의지해야 한다. 



철제계단이 등장했다.
계단폭이 좁으니 발이 큰 사람들은 내려올 때 주의하자. 



계단을 오르니 바위 측면을 우회하며 정상으로의 등산로가 만들어져 있었다. 



인수봉의 매끈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진다.
인수봉의 암벽에는 어김없이 클라이머들이 매달려 있었다. 



북한산의 정상 백운대가 점점 눈앞에 다가왔다.
정상 바로 아래의 바윗길은 올라오는 자와 내려가는 자가 뒤섞이는 걸 방지하기 위하여 두 길로 나뉘어져 있다. 



올라오며 올려다보았던 인수봉을 이제는 내려다보고 있다.
이것이 정상에 오르는 묘미인지도 모르겠다. 



백운대 정상에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었다. 



한국산악회에서 세운 통일을 염원하는 글을 적은 통일서원이라는 오석이 눈길을 끈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이곳을 향한 길은 아찔하게도 느껴진다. 



아까 지나왔던 위문 초소의 모습이 조그마하게 보인다.
정상에 오른 후 올라왔던 길을 내려다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 아찔한 길을 올라왔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네 인생 또한 그런 것 아닐까.
아무리 지금이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힘내자. 



태극기는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정상에서 잠시 머문 후 하산을 시작했다.
이렇게 좌우를 구분해놓은 길에서는 우측통행이 기본이다.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는 것보단 미지의 등산로로 하산하고 싶은 호기심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위문을 통과하여 용암문과 대동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용암문과 대동문으로 향하는 첫 구간은 나무계단이었다. 



뒤돌아 올려다보니 백운대의 뒤태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산을 찾게 만드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절벽에 꼿꼿이 서 있는 나무들의 푸른 자태는 생명의 강인함을 느끼게 한다. 



하산 코스의 우측으로는 노적봉이 그 자태를 드러냈다. 



노적봉을 배경으로 한 컷. 



노적봉 아래임을 나타내고 있는 이정표에 다다랐다.

위문보다 높은 지역에서는 사라졌던 파리들이 위문을 지난 이후로 다시 달라붙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목에 감고 있던 손수건을 풀어서 손에 들고 이리저리 휘저으며 쫓아봤지만 허사였다.
손수건을 어깨에 걸친 채 내려오다가 문득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손수건은 행방불명이었다.
이게 모두 파리들 때문이라며 분노 게이지 급상승!
손뼉치기 타법으로 주위를 날아다니는 초파리를 열 마리가 넘게 때려잡았지만
손바닥만 얼얼할 뿐 놈들은 줄어들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원래는 용암문 옆을 지나 대동문까지 내려갔다가 진달래능선을 거쳐 하산할 생각이었으나
극성스런 파리들 때문에 가급적 빠른 코스로 하산하기로 마음을 바꾸었다.
이에 용암문을 통과하여 도선사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선택하여 마무리 산행을 재개하였다. 



도선사에 다다랐다. 
도선사는 한국 조계종의 대표 사찰 중 한 곳으로 
성철 스님의 도반(도를 함께 닦는 벗)이었던 청담 스님이 주지로 계셨던 곳이기도 하다.

도선사 홈페이지
도선사와 청담 스님 



도선사 참배는 후일을 기약한 채
여전히 주위를 맴도는 미물들과 함께 산을 내려왔다.
길가에 서 있는 석등에 새겨 놓은 신념은 무적이라는 글귀가 가슴에 와닿는다. 



도선사 천왕문을 나와 1.5km의 청담로를 따라 도심으로 내려올 때까지도 벌레들의 공세는 계속되었다.
음료수를 구입하러 편의점에 들어서니 그제서야 조용해졌는데
아마도 냉방에 의한 기온차 때문에 실내로 들어오지 않고 산으로 다시 돌아간 듯하다.

서울을 대표하는 산이자 한국 전체를 통틀어서도 명산으로 손꼽히는 북한산 산행은 
벌레들로 인하여 제대로 된 감흥을 만끽하지 못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여름의 북한산 산행은 나에게 하나의 과제를 던졌다.
북한산에만 벌레가 유독 극성인 건가? 아니면 여름에는 다른 산도 다 마찬가지인가? 하는 질문이었다.
그리고 이 답을 구하기 위하여 다음날 다른 산으로 폭염 속의 산행을 다시 감행하게 되었다. 



인수봉과 금발의 여인.
마지막 사진은 북한산 산행 리뷰 서핑을 하다가 발견한 아름다운 사진. 



덧글

  • 준짱 2012/08/03 09:34 # 삭제 답글

    더운데 수고했다. 도선사까지 걸어올라가는 아스팔트 길 참 지루하고 힘들지.
    그래서 많은 등산객들이 도선사로 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기도 한단다. 요금을 조금 내기도 했던 것 같은데...^^
    백운대 주변의 등산로가 내가 6~7년 전에 찾았을 때랑 많이 바뀐 것 같구나. 정상의 태극기는 변함없다만.
    더위도 더위지만 초파리라니 정말 짜증났겠다. 그러게 이런 폭염일 땐 등산 자제하라니깐.
    암튼 서울의 주봉인 백운대 등반 축하한다.ㅎㅎㅎ
  • 오오카미 2012/08/03 10:43 #

    날씨 선선해지면 함께 다녀오자구. ^^
    도선사 셔틀버스에 신도들만 이용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는데
    네 글 읽어보고 등산후기 찾아보니까 일반인도 이용 가능한 것 같더구나.
    요금은 알아서 시주하면 된다는 것 같다. 운길산 삼정헌 때처럼. ^^
    여하튼 여름 등산의 관건은 성가신 벌레들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 같다.
  • occiput 2012/08/04 10:11 # 답글

    그림만 보아도 더위가 가셨읍니다.고맙습니다.
  • 오오카미 2012/08/04 22:20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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