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자전거 여행 - 아라한강갑문 & 행주산성 2012/06/27 03:57 by 오오카미


올해는 6.25 가 발발한 지 62주년이 되는 해다.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하여 헌신한 분들의 숭고한 정신을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6월 25일이 다가오자 한강자전거도로와 아라뱃길자전거도로를 이용해서
인천상륙작전이 감행되었던 인천에 다녀와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지난 주말 오전에 친구 준짱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천까지 자전거로 다녀올까 하는데 동참할 생각 있느냐고.



동작대교.

동작대교를 지나서 약속장소인 흑석동에서 10시 20분에 합류했다.



여의도 샛강생태공원의 샛강다리.

이날은 흐린 날씨였기에 더위로 인한 피로는 줄었으나
오전 중엔 오락가락 내리는 비를 피하느라 휴식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KBS본관과 KBS홀.



성산대교.



여의도를 지난 후 당산철교, 양화대교, 성산대교를 지나면 한강의 지류인 안양천 기점에 접어들게 된다. 
이곳의 쉼터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가양대교 교각에는 아라한강갑문까지 7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마곡철교와 방화대교.



방화대교와 덕양산.

방화대교 아래의 쉼터에서 휴식을 취한 후
얼마 남지 않은 아라한강갑문을 향해 다시 페달을 밟았다.



행주대교와 신행주대교.



행주대교를 지나니 드넓은 평야 저편으로 아라한강갑문 갑문통제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아라한강갑문으로 향하는 길에 등장하는 아치형 다리.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 앞의 갈림길.
아라한강갑문은 여의도로부터 15km, 아라서해갑문으로부터 20km 떨어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아라한강갑문 인증센터.



아라한강갑문에서 신행주대교와 덕양산을 배경으로.



갑문통제소 부근에 접근할 수 있나 싶어서
아라한강갑문 울타리에 인접한 도로를 따라 내려와 보았으나 길은 막혀 있었다.



아라한강갑문에 도착한 시각이 12시 20분이었다. 
아라뱃길을 탐사하고 돌아오기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을 것 같아
인증센터 앞의 갈림길에서 한강 방면으로 다시 기수를 돌렸다.



그렇다고 그냥 돌아가기에는 아쉬운 시간이었기에 행주대교 너머로 발길을 옮겨 보기로 했다.
6.25보다 훨씬 전이지만 행주산성 역시 호국정신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으므로.
신행주대교 남단의 보행자 진입로를 이용하여 다리 위로 이동했다.



신행주대교 위에서 내려다본 아라한강갑문.
이 부근의 풍경은 아직 휑한 느낌이지만 공사가 진행 중인 곳도 있고 하니
여백을 채워 줄 뭔가의 시설이 들어서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신행주대교를 넘어서 북단에 다다르니 행주산성 이정표가 보였다.



행주산성이 그리 멀지 않으면 들러보기로 작정하고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전진했는데
우리가 들어선 도로 양옆으로는 식당이 즐비했다.
마침 점심시간이었기에 깔끔한 인테리어가 시선을 잡아끈 식당 앞에서 자전거를 세웠다.

국수카페라는 이름의 식당이었다.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국수 종류를 주메뉴로 다루고 있었고 무엇보다 가격이 착했다. 
웨이터 분이 주문을 받으면서 두 분이 먹어도 충분할 정도로 양이 많다고 홍보를 한다. 
 가격이 저렴했으므로 양이 많다고 해 봐야 얼마나 되겠어 하고 내심 생각하였으나  
우리 식탁에 도착한 음식을 보고 나니 그의 말은 과연 사실이었다.



나는 3500원 하는 잔치국수를 주문했는데
국수가 담긴 사발의 크기는 약간 과장하면 세숫대야라 해도 좋을 정도였고 
국수를 포함하여 내용물도 무척 푸짐했으며 게다가 맛있었다.
이 가격에 이렇게 푸짐한 양을 먹을 수 있단 말인가!
실로 놀랍고도 즐거운 식사였다.

* 2017년 9월 업데이트 : 국수카페의 잔치국수 가격은 4500원으로 인상되었다.
디스는 사발 크기를 비교하려고 일부러 배치했던 것이다.
전반적으로 블루 이미지였던 저 패키지를 지금도 가지고 있다면 레어 아이템일 텐데.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이제는 단종되었지만 예전에 즐겨 피웠던 88라이트가 등장해서 반가웠다.
88라이트 다시 출시해주면 안되겠니? 가격은 2000원으로 책정해서.
세수 늘리려는 꼼수로 담뱃값 인상시켜 놓아서 다시 내리기 힘든 판국이라면
단종시켰던 담배를 새로 출시하면서 예전 가격으로 책정하면 되는 거다.
꼼수에는 꼼수로 맞서는 것도 전략이니까.



자전거 여행자들을 위한 자전거 거치대가 식당 앞에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칭찬하고 싶다.
이날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국수카페에서의 점심식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곳에서의 점심은 포만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식당가를 빠져 나와 언덕을 오르니 바로 행주산성 주차장이었다.
주차장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멀리 신행주대교의 주탑이 보였다.



행주산성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입장료는 1000원이다.
입구를 들어서면 바로 권율 장군 동상이 등장한다.
행주산성이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그동안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장군의 동상 뒤로는 4개의 부조가 조각되어 있는데
가장 우측에 위치한 여성이란 제목의 작품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왜군과의 전투 때 여성들이 치마로 돌을 날랐다는 일화는
행주치마의 어원이 행주산성이라는 민간어원설이 생겨났을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충장사 입구.

권율 장군 동상의 좌측으로 나 있는 오르막길을 오르다 보면 정상, 토성, 충장사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충장사는 충장공 권율 장군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충장사 현판은 박정희 대통령의 휘호라고 한다.



충장사를 나온 후 정상으로 향했다.
행주산성이 덕양산(德陽山)에 위치하고 있으니 덕양산 정상에 오른 셈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내려다본 한강변과 자유로.

올 때는 한강자전거도로 남쪽으로 왔으니까 갈 때는 북쪽 루트로 달려 보기로 했다.
그러나 길을 잘못 들어 자유로 우측의 한강변 도로가 아니라 자유로 좌측으로 빠져 버리게 된다.



덕양산과 행주산성 정상에 우뚝 선 행주대첩비.
대첩비각 내에 자리한 행주대첩비는 1602년에 건립된 것이나 마모가 심하여 비문의 글자가 거의 다 지워졌다.
산 아래에서도 보이는 높이 15m의 행주대첩비는 1963년에 세워진 것이고
비문 앞면의 幸州大捷碑는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라고 한다.



대첩비각과 덕양정.

행주대첩비와 대첩비각 아래에 위치한 정자 덕양정에서 휴식을 취했다.
정자의 돌의자에 누워 있노라니 강바람이 솔솔 불어와 피로를 풀어 주었다.



한산도대첩, 진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회자되는 것이 행주대첩이다.
일본에서는 행주산성 전투(幸州山城の戦い)라 부른다.

1592년 4월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명에 의해 9개 부대 약 16만 명의 병력으로 
조선을 침공한 왜군은 초반에는 부산을 시작으로 지금의 서울에 해당하는 한성, 
개성, 평양 등을 차례로 함락시키며 파죽지세의 기세로 개가를 올린다.
그러나 1593년 명나라의 2차 원군을 이끌고 참전한 이여송 장군이 평양과 개성을 탈환하자
왜군은 한성의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한성에서 가까운 행주산성을 공격하기로 결정한다.
당시 행주산성에는 한성 수복을 위해 임지인 전라도 광주에서 병사를 이끌고 올라온
권율 장군이 병사 약 2300명을 거느리고 주둔하고 있었다.
왜군은 코니시 유키나가(小西行長)가 이끄는 1부대를 비롯하여 7부대 약 3만 명의 병력으로 
세 차례에 걸쳐서 행주산성을 공격하였으나 세 번 모두 패하고 물러갔다.  



행주산성을 뒤로한 후 길을 헤맨 나머지 한강변이 아니라 내륙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화전역을 지나고 나서야 도로표지판에서 한강변에 위치한 지역의 명칭을 찾아볼 수 있었다.



구룡사거리에서 가양대교를 향하여 남하했다.



구룡교를 건너온 후 가양대교 북단에서 돌아본 구룡교.

노을공원의 바로 옆에 위치한 구룡교의 보행자 통로는 상판의 연결부위마다 틈이 벌어져 있어서
높이가 낮은 틈 위를 지날 때마다 타이어와 안장에 가해지는 충격이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가양대교를 횡단하며 바라본 서울의 젖줄 한강.

가양대교를 건너서 한강자전거도로 남측에 도착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낯선 길은 신선하지만 모험이 필요한 반면
익숙한 길은 신선한 맛은 덜하지만 안도감을 느끼게 한다.



덧글

  • 준짱 2012/06/27 09:56 # 삭제 답글

    니 게시물을 보면 같이 다녀온 곳인데도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구나. 정성 차이겠지?^^
    근데 덕양정이 글 중간에 갑자기 덕영정이 되는 건 새벽 4시에 졸음을 참고 올린 탓인가?ㅎㅎㅎ
  • 오오카미 2012/06/27 12:05 #

    졸음뿐만 아니라 술기운 탓도 있었을 거다... ^^
    오타 지적 아리가토요~.
    다음엔 어디를 여행해 볼까 생각해 보자구. ^^
  • SOTT 2012/06/27 09:58 # 삭제 답글

    http://sott.seoul.go.kr
    서울시 메타블로그 SOTT에 인기글로 소개되었습니다 ⓢ
  • 2012/06/29 10:4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오오카미 2012/06/29 15:17 #

    저도 행주산성은 이번이 첫 방문이었고
    실은 행주산성 둘러본 것보다는
    푸짐했던 잔치국수가 더 기억에 남는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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