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한강자전거도로 - 잠실에서 대학로까지 2012/06/14 00:30 by 오오카미

최근에 한강자전거도로와 남한강자전거길 등 자전거전용도로를 이용하다 보니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전거전용도로를 활용한다면 한강으로부터 꽤 떨어져 있다고 생각되는 도심까지도
자전거로 보다 쉽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연극 등 공연을 관람하러 자주 방문하는 대학로까지의 거리와 
자전거를 이용할 때의 코스, 소요시간 등을 지도로 검색해 보았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혜화역에서 한강변까지의 직선거리가 5km 정도였고 잠실까지의 편도거리는 20km 정도밖에 안되는 거였다. 
물론 자전거전용도로를 벗어나 도심에 들어선 이후로는 쾌적한 주행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의 거리라면 해볼 만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공연 시간을 넉넉히 앞두고 한강자전거도로에 들어섰다.
잠실철교 남단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잠실철교 위로 이동했다.
잠실철교는 자전거 및 보행자도로, 전철 철로, 자동차도로가
순서대로 혼재해 있는 재미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한강자전거도로와 연결되는 잠실철교 북단 램프(진입로)의 모습이다.
또한 잠실철교는 2호선 잠실나루역(구 성내역)과 강변역을 연결하는 다리이기도 하다.
한강자전거도로에 내려서니 동서울터미널과 테크노마트의 모습이 보인다. 
올림픽대교와 잠실철교가 바라다보이는 지점에서.
한강자전거도로에는 잘 꾸며 놓은 휴식공간도 많이 있다.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한강자전거도로는 남측과 북측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강자전거도로의 남쪽과 북쪽을 번갈아 가며 달려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라 하겠다.

네이버캐스트 서울 한강자전거도로 
잠실대교를 지나고 청담대교로 향하는 구간에 있는 낙천정지하도 입구 부근에는
무성하게 자란 담쟁이덩굴이 근사하게 강변북로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란 이런 것이리라.
청담대교 북단에 위치한 뚝섬한강공원에 도착했다.
한강 자전거길 종주 프로젝트의 인증센터인 빨강 전화부스가 위치하고 있다.
뚝섬한강공원의 대표적 건물인 자벌레의 내부는
갤러리, 휴식공간, 식당 등으로 꾸며져 있다.
청담대교와 영동대교를 지난 지점에서.
강가에 정착해 있는 이 배의 정체는 무엇일까.
저 앞에 보이는 성수대교 너머로 남산과 서울타워가 보인다.
성수대교 북단 부근에는 사슴이 뛰어노는 서울숲이 위치하고 있다.
성수대교를 지난 후 한강의 지류인 중랑천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꺾이는 도로를 따라서 회전하면
응봉산과 그 정상에 위치한 정자 응봉정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중랑천을 가로지르는 자전거용 다리에는 따로 이름은 없는 것 같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떠올려 보자. 이름이란 곧 존재의 증명이기도 하다.
예쁜 이름을 하나 지어 주면 좋겠다.
교량의 윗면은 데크로 되어 있어서 안장과 핸들에 전해지는 느낌이 재미있었다. 
이 다리 위를 지나는 다리의 이름은 용비교다.
다리를 건넌 후 우회전하여 조금 전진하면 등장하는 것이 응봉교다.
좌측의 녹슨 다리가 1979년에 준공된 응봉교이고
우측의 다리가 현재 새로 가설 중인 응봉교인데 올해 안에 개통 예정이다.
작년에 응봉산에 올랐을 때 응봉교를 자전거로 건너 보았는데
붉게 녹이 슨 교량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구(舊)와 신(新)이 나란히 공존하는 응봉교의 모습은 
게임 사일런트힐의 배경이 되는 하나이면서 두 개인 공간을 연상케 했다.
응봉연결통로(육갑문)의 모습이다.
이 토끼굴을 통과하면 자전거전용도로에서 도심으로 들어서게 된다.
연결통로로 한강자전거도로에서 도심 방면으로 들어서니
응봉교 공사로 인하여 차도와 인도 모두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있었다.
응봉교 공사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을 감내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면 응봉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를 지나서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무학여고 앞을 지나게 된다.
아직도 남아 있는 육교의 모습이 옛날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우측 보도의 방음벽 너머에는 행당초등학교가 있었는데
방음벽 중간중간에 투명한 창이 설치되어 있어 교사와 운동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왕십리 비트플렉스에 닿았다.
이전에 이곳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 영화 마이웨이 프리미어 시사회를 관람했었다.
왕십리 교차로에서 상왕십리 방면으로 향했다.
신당역을 지난 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구 동대문운동장역) 부근에 다다랐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프로야구 원년도인 1982년에 OB베어스를 응원하며 이곳에서 한국시리즈를 관람했었다.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홍보관이 들어서 있다.
보물 1호인 동대문(흥인지문)은 언제 봐도 반갑다.
예전에는 이화여대부속병원이 있었던 동대문 건너편에는
지금은 동대문성곽공원이 들어서 있다.
동대문에서 이화사거리까지의 구간에는 언덕이 위치한다. 자전거로 진입하기에는 적절치 않으므로 
동대문에서 종로5가까지 나아간 후 우회전하여 이화사거리로 진입하는 평지로 구성된 코스를 선택했다.
이화사거리에 도착하니 홍익대학교 신축 캠퍼스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는 예전에 한국디자인포장센터가 위치하고 있었다.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개최했던 전시회에 참관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다.
대학로 남쪽 끝의 대표적 건물이 한국디자인포장센터였다면
대학로 북쪽 끝의 대표적 건물은 동성중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다.
이날 관람한 공연은 연극 로맨틱코미디였고
공연장은 노을소극장이었다.
공연시간은 75분이었다.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데 멀티맨의 연기가 돋보이는 연극이었다.
극의 내용과 제목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았다.
영원한 사랑이라든가 나를 잊지 말아요라든가 보다 적절한 타이틀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코믹한 연극이 강세이다 보니 제목에 코미디를 갖다 붙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돌아오는 길에 왕십리 비트플렉스 2층에 위치한 이마트에 들러서
갈증을 풀어 줄 음료를 구입한 후 한강자전거도로로 향하였다.
응봉삼거리에선 공사 중인 응봉교가 내려다보인다.
한강자전거도로에 들어섰고 응봉교를 뒤로했다.
두 개의 응봉교 너머로 보이는 고층빌딩은 초고가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다.
갑판 위를 달리는 기분을 느끼며 중랑천을 건넜다.
다리 아래의 강물은 층을 이루며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도 중랑천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층을 살펴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얀 물보라가 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떼를 지어 헤엄치는 오리 가족과 홀로 서 있는 왜가리의 모습은
대조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머리 위에 떠 있는 용비교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중랑천 쉼터의 벤치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며 주행의 피로와 더위의 목마름을 달랬다.
날이 점점 저물어 갔다. 
응봉산과 그 너머로 보이는 동호대교를 뒤로하고 다시 자전거를 달렸다.
성수대교 역시 저녁에 붉게 물들어 간다.
역시 이름이 궁금한 선단 너머로 영동대교와 청담대교가 시야에 들어온다.
자전거를 즐길 수 있고 산책을 즐길 수 있는 한강자전거도로는
낮에도 밤에도 각광을 받는다.
강 너머로 무역센터와 삼성동현대아이파크, 청담자이아파트의 야경이 빛을 발한다.
뚝섬한강공원에 다다르니 인공암벽등반장 앞이 어수선하다. 
무료로 암벽등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이곳은
무더운 낮엔 한산했는데 선선한 밤이 되니 붐비고 있었다.
자벌레의 몸통에도 현란한 조명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음악분수대에선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추어
시원한 물줄기가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수놓고 있었다.

덧글

  • 고광오 2013/09/17 08:20 # 삭제 답글

    잠실에서 동대문까지 몇시간 걸리는지 좀 알고싶습니다 좀 알려주세요
  • 오오카미 2013/09/17 13:55 #

    1시간에서 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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