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전용도로를 활용한다면 한강으로부터 꽤 떨어져 있다고 생각되는 도심까지도
자전거로 보다 쉽게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연극 등 공연을 관람하러 자주 방문하는 대학로까지의 거리와
자전거를 이용할 때의 코스, 소요시간 등을 지도로 검색해 보았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혜화역에서 한강변까지의 직선거리가 5km 정도였고 잠실까지의 편도거리는 20km 정도밖에 안되는 거였다.
물론 자전거전용도로를 벗어나 도심에 들어선 이후로는 쾌적한 주행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 정도의 거리라면 해볼 만하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잠실철교 남단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잠실철교 위로 이동했다.
잠실철교는 자전거 및 보행자도로, 전철 철로, 자동차도로가
순서대로 혼재해 있는 재미있는 구조를 띠고 있다.

또한 잠실철교는 2호선 잠실나루역(구 성내역)과 강변역을 연결하는 다리이기도 하다.


한강자전거도로에는 잘 꾸며 놓은 휴식공간도 많이 있다.
당연한 얘기일지 모르겠으나 한강자전거도로는 남측과 북측의 느낌이 사뭇 다르다.
한강자전거도로의 남쪽과 북쪽을 번갈아 가며 달려 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라 하겠다.
네이버캐스트 서울 한강자전거도로

무성하게 자란 담쟁이덩굴이 근사하게 강변북로 외벽을 장식하고 있었다.


한강 자전거길 종주 프로젝트의 인증센터인 빨강 전화부스가 위치하고 있다.

갤러리, 휴식공간, 식당 등으로 꾸며져 있다.

강가에 정착해 있는 이 배의 정체는 무엇일까.

성수대교 북단 부근에는 사슴이 뛰어노는 서울숲이 위치하고 있다.

응봉산과 그 정상에 위치한 정자 응봉정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떠올려 보자. 이름이란 곧 존재의 증명이기도 하다.
예쁜 이름을 하나 지어 주면 좋겠다.
교량의 윗면은 데크로 되어 있어서 안장과 핸들에 전해지는 느낌이 재미있었다.
이 다리 위를 지나는 다리의 이름은 용비교다.

좌측의 녹슨 다리가 1979년에 준공된 응봉교이고
우측의 다리가 현재 새로 가설 중인 응봉교인데 올해 안에 개통 예정이다.

붉게 녹이 슨 교량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구(舊)와 신(新)이 나란히 공존하는 응봉교의 모습은
게임 사일런트힐의 배경이 되는 하나이면서 두 개인 공간을 연상케 했다.

이 토끼굴을 통과하면 자전거전용도로에서 도심으로 들어서게 된다.

응봉교 공사로 인하여 차도와 인도 모두 일부 구간이 통제되고 있었다.
응봉교 공사로 인한 약간의 불편함을 감내하며 오르막길을 오르면 응봉삼거리가 나타난다.

아직도 남아 있는 육교의 모습이 옛날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방음벽 중간중간에 투명한 창이 설치되어 있어 교사와 운동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는 점이 신선했다.

이전에 이곳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 영화 마이웨이 프리미어 시사회를 관람했었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동대문운동장에서
프로야구 원년도인 1982년에 OB베어스를 응원하며 이곳에서 한국시리즈를 관람했었다.
지금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홍보관이 들어서 있다.


지금은 동대문성곽공원이 들어서 있다.
동대문에서 이화사거리까지의 구간에는 언덕이 위치한다. 자전거로 진입하기에는 적절치 않으므로
동대문에서 종로5가까지 나아간 후 우회전하여 이화사거리로 진입하는 평지로 구성된 코스를 선택했다.

이곳에는 예전에 한국디자인포장센터가 위치하고 있었다.
한국디자인포장센터에서 개최했던 전시회에 참관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아련하다.

대학로 북쪽 끝의 대표적 건물은 동성중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다.

공연장은 노을소극장이었다.

세 명의 배우가 출연하는데 멀티맨의 연기가 돋보이는 연극이었다.
극의 내용과 제목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았다.
영원한 사랑이라든가 나를 잊지 말아요라든가 보다 적절한 타이틀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코믹한 연극이 강세이다 보니 제목에 코미디를 갖다 붙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갈증을 풀어 줄 음료를 구입한 후 한강자전거도로로 향하였다.
응봉삼거리에선 공사 중인 응봉교가 내려다보인다.

두 개의 응봉교 너머로 보이는 고층빌딩은 초고가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다.


한강과 탄천이 만나는 지점에서도 중랑천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층을 살펴볼 수 있다.
멀리서 보면 하얀 물보라가 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조적이면서도 잘 어울리는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중랑천 쉼터의 벤치에 앉아 막걸리를 들이켜며 주행의 피로와 더위의 목마름을 달랬다.

응봉산과 그 너머로 보이는 동호대교를 뒤로하고 다시 자전거를 달렸다.



낮에도 밤에도 각광을 받는다.



무더운 낮엔 한산했는데 선선한 밤이 되니 붐비고 있었다.



음악분수대에선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반주에 맞추어
시원한 물줄기가 밤하늘을 형형색색으로 수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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