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운길산(雲吉山) 등산 下편 2012/04/17 23:10 by 오오카미




수종사 삼정헌을 나선 후 운길산 정상을 향하여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정표에 의하면 운길산 정상과 수종사 갈림길에서
정상까지의 거리는 800미터였다.



30분 후 정상에 다다랐다.
정상에는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목재로 만들어진 쉼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운길산 정상비에는 해발 610미터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정상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새파란 하늘이 아니라는 점이 조금 아쉽긴 했지만
정상에 서니 기분은 역시 상쾌했다.



인접한 예봉산으로 향하는 길과 하산길을 안내하는 이정표에는
다산 정약용의 백운대에 올라라는 시를 적은 목판이 걸려 있었다. 
백운대는 북한산 정상이므로 시의 제목보다는 이 시의 저자인 정약용에 초점을 맞추면 되겠다. 
조선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의 고향이 바로 지금의 남양주시 능내리이고
그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는 현재 다산유적지가 자리하고 있다.



 정상 아래의 헬기장 부근에서 등산로는 1코스와 2코스로 나누어진다.
1코스로 올라왔기에 하산은 2코스를 선택했다.
하산길로 내려오다 좌측을 돌아보니 수종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 부근에는 북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4개 놓여 있다.
진달래꽃과 나무 뒤로 보이는 것이 중앙선이 지나는 철로와 자전거도로이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이 양수교이고, 저 멀리 보이는 것이 양수대교(신양수대교)이다.



1코스의 아스팔트 길과는 달리 2코스는 전형적인 산길이었다.
진달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으며 하산을 계속했다.



하산을 마치고 운길산역 방향으로 난 길을 가던 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발생했다.
사진의 백구는 우리에게 놀라움과 즐거움을 연달아 맛보게 했다.

처음에 녀석은 사진 뒤쪽에 보이는 파란 덮개 근처에 있었다.
길을 걷다가 백구를 발견한 우리는 녀석에게 반갑게 아는 체를 했다.
그랬더니 녀석은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얼마 달려 보지도 못하고 목줄이 목을 당겨서 멈칫할 녀석의 모습이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올랐다.

첫 번째 반전이다.
머릿속에서 예상했던 장면과는 달리 녀석은 거침없이 우리를 향해 계속 달려왔다.
목줄이 풀려 있나?
백구는 대형견이었다.
녀석과 우리의 거리가 서서히 좁혀짐에 따라서
나와 준짱 둘 중 누군가의 품속으로 뛰어드는 녀석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서서히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나는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3미터 가량 떨어진 위치에 서 있던 준짱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친구의 표정도 굳어 있었다.
다시 고개를 돌려 백구를 바라보았다.
녀석이 달려오는 방향은 나보다는 준짱 쪽에 가까웠다.
순간 안도했다.
미안하네. 친구.
몸이 얼어붙어 어찌할 줄 모르는 우리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연신 꼬리를 흔들며 우리를 향해 달려왔고
녀석과 우리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져만 갔다.

두 번째 반전이다.
녀석이 점프하여 우리 -정확히는 준짱- 의 품에 뛰어드는가 싶었던 순간에 백구의 질주가 멈췄다.
철컹 하는 쇳소리와 함께.
녀석이 달리기 시작하자마자 머릿속에 떠올랐던 바로 다음 순간의 예상 장면이
수 초가 흐른 지금에서야 바로 눈앞에서 현실이 되었다.
긴장을 풀고서 백구의 목 둘레를 찬찬히 살펴보니
녀석의 목끈에 연결된 2미터 정도 길이의 쇠사슬 끝이
사람 허리 정도의 높이로 마당을 가로질러 설치되어 있는 철줄에 연결되어 있었다.

개를 목줄로 묶어 두면서도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발휘한 개주인의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백구와 헤어진 후 노란 개나리가 피어 있는 오솔길을 지나 운길산역으로 향했다.



운길산역에 다다랐다. 
북한강에 놓인 다리를 건너서 강 건너에 가 보기로 했다.



북한강철교로 진입하는 구간의 모습이다.



북한강 위를 걸어감에 따라서 운길산역은 점점 멀어진다.
역 건물 뒤로 우리가 올랐던 운길산의 자태가 수놓아졌다.



북한강철교 입구에는 남한강자전거길임을 알리는 전광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넓은 쪽이 자전거길이고 좁은 쪽이 인도가 되겠다.



예전에는 철로로 쓰였던 철교가
이제는 자전거와 도보로 건널 수 있게 변신해 있었다.
바닥은 갑판 구조로 되어 있어 걷는 맛이 더해졌다.



북한강철교 바로 북쪽에는 현재의 중앙선이 왕래하는
양수철교가 북한강을 가로지르고 있다.



철교의 중앙 부근에는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철구조물이 그대로 남아 있다.
예전에는 중앙선 기차가 통과했던 철교임을 회상하며 녹슨 구조물을 우러러본다. 



북한강철교의 남쪽으로는 노후한 양수교를 보강하는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투명강화유리가 설치되어 있어 철교 아래로 흐르는 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스팟도 있었다.



북한강철교를 건너면 발을 딛게 되는 육지가 양수리다.
환경생태공원을 조성 중이었다.



다리를 다 건너와 돌아보니 북한강철교라는 다리명과
2011년 10월 8일에 남한강자전거길이 개통되었음을 알리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북한강철교의 양쪽 방향에 위치한 역명을 알리는 이정표 부근에서
두물머리 방향으로 난 옆길로 발길을 돌려 다리 아래로 내려갔다.



준짱이 추천한 맛집 양수추어탕에 들어서니 시각은 오후 3시를 넘어 있었다.



양수추어탕의 메뉴판.



늦은 점심이었기에 장어튀김으로 먼저 허기를 달래며
잣막걸리로 술잔을 나누었다.



방바닥의 뜨뜻한 온기가 기분 좋았다.
추어탕에 공기밥을 말아 넣고 밑반찬을 곁들여 배를 채웠다.
등산의 피로도 풀 겸 1시간 반 동안 여유로운 식사를 즐겼다.



양수역으로 향하다가 돌아본 이리의 풍경.
양수역에선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해 준다고 하니
자전거를 타고서 양수리를 둘러보는 것도 가능하겠다.



양수역에서 중앙선 전철에 올라 서울로 향하며 이날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덧글

  • 준짱 2012/04/18 11:22 # 삭제 답글

    그래, 덩치가 산만한 백구가 전력질주로 달려올 땐 정말 섬찟했다.ㅎㅎㅎ
    다음엔 양수역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돌아다녀도 좋겠구나. 자전거 도로도 좀 달려보고.^^
  • 오오카미 2012/04/18 20:40 #

    서울에서부터 자전거도로로 달려볼 수도 있고 중앙선에 자전거 싣고 내려갈 수도 있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즐기며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니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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