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 & 旅行 운길산(雲吉山) 등산 上편 2012/04/17 18:11 by 오오카미




화창한 봄햇살이 따사로운 4월의 중순에 운길산 등산에 나섰다.

오전 9시에 왕십리역에서 친구 준짱과 합류하여 중앙선으로 갈아탄 후 운길산역에서 전철을 내렸다.
경춘선과 중앙선의 복선전철 개통으로 서울에서 춘천, 서울에서 용문까지 전철로 이동할 수 있게 됨으로써 
기차를 이용할 때보다 시간과 운임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으니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운길산역 역사 앞에서 새끼를 밴 고양이를 만났다.
배가 고픈 건지 우리 곁으로 다가와 냐옹하고 울어대는 모습이 조금 애처로웠다.
따로 먹을 것을 챙겨 오지 않았기에 녀석의 배고픔을 덜어줄 수가 없어 미안했다.



운길산역 역사를 중심으로 서쪽길을 이용하는 것이 등산로(2코스)와 보다 가까웠으나
강가의 경치도 구경할 겸 북한강쪽으로 향해 있는 역사 동쪽길을 선택하여 등산로(1코스)로 향하기로 했다.
이날의 운길산 등산은 산을 오를 때에는 1코스, 내려올 때에는 2코스를 이용했다.



역사 동쪽으로 난 길은 역사를 조금 벗어나면 바로 북쪽으로 꺾어지고
그 길을 조금 걷다 보면 마진교라는 이름의 작은 다리가 하나 등장한다. 



다리 아래로는 운길산과 이 산의 남서쪽에 위치한 예봉산 골짜기를
가로지르며 흘러내려와 북한강과 합류하는 진중천이 흐르고 있다.



운길산은 행정구역상으로는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진중리와 송촌리에 자리하고 있다.
산자락의 등산로로 향하는 길가에는 한적한 농촌의 풍경이 펼쳐졌다.



마진교에서 500미터쯤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조안보건지소 앞에 다다르니 
운길산에 위치한 유명한 사찰 수종사로 향하는 입구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등장했다.



표지판을 따라 좌회전하여 등산로 입구를 향해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운길산역으로 들어서는 전철의 모습이 너른 벌판과 어우러진다.



농가에는 개를 키우고 있는 집이 많이 눈에 띄었다.
농가의 넓은 마당에 어울리는 대형견들이 많았다.



운길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 1코스의 입구에 서 있는 이정표에 다다랐다.
둘레길, 올레길 등 전국 여러 곳에서 트레킹 코스가 개발되고 있는데
남양주시에는 다산길이라는 트레일(길)이 존재하고 있었다.



1코스 등산로에는 수종사 바로 아래의 산 중턱까지 아스팔트 길이 나 있었다.
자연적인 맛이 없는 대신 발바닥에 무리가 덜 가는 산행이 가능했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도로 옆 야트막한 구릉 위에
한번 올라 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하는 이층 정자가 나타났다.
잠깐 길을 벗어나 정자 이층에 올라 주변 경치를 바라보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분홍빛 봄꽃의 대명사 진달래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진달래와 철쭉의 구별법은 다음과 같다. 
진달래는 꽃잎에 점이 없으나 철쭉은 꽃잎에 점이 있다.



운길산 수종사(水鐘寺) 일주문(一柱門).
일주문은 사찰에 들어서는 첫 번째 문에 해당한다.
일주문을 지나 본당까지 이어지는 오솔길에는 명상의 길이란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일주문을 지나 명상의 길을 조금 오르면 수종사 본당이 올려다 보이는 위치에
학사모를 연상시키는 보관을 쓰고 계신 석불을 만나 뵐 수 있다.



수종사 불이문(不二門).
불이문은 사찰에서 본당에 들어서는 마지막 문으로서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다른 말로 해탈문(解脫門)이라고 하는데
수종사에는 본당 근처에 있는 은행나무 옆에 해탈문이라는 이름의 문이 따로 있었다.



불이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운길산 정상과 수종사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수종사 본당에 올랐다.
다실(茶室)로 유명한 삼정헌 옆의 마당은 산 아래를 굽어볼 수 있는 좋은 전망대였다.



운길산역과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이 훤히 내려다 보였다.
사진의 중앙 부근이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하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양수리 두물머리다.



대웅보전 좌측에는 수종사 오층석탑이 서 있었다.
고려 시대에 유행한 팔각다층석탑 양식을 계승한 조선 전기의 석탑이라고 한다.



수종사 오층석탑의 설명비.



대웅보전 안에선 스님이 예불을 드리고 계셨다.



대웅보전 우측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해탈문이 위치하고 있는데
문 앞에는 수종사의 역사를 간략히 설명한 사적기가 세워져 있었다.

세조가 두물머리에서 머물다가 새벽에 들려오는 종소리를 따라 산을 올라와 보니
그 종소리는 바위굴 속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였다고 한다.
사찰의 이름이 물종이란 뜻의 수종사가 된 연유를 알 수 있었다.



해탈문 바깥에는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가 웅장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얼핏 보면 한 그루의 나무 같지만 실은 두 그루의 나무가 밀착하여 심어져 있다.



예불 시간인 오전 10시 반에서 11시 반까지는 다실인 삼정헌에 출입이 금지된다.
삼정헌이 문을 열기를 기다리며 은행나무 아래 쉼터에서 경치를 감상했다.



삼정헌 앞에 돌아와 보니 툇마루 앞에 신발이 즐비하여
다실의 영업이 시작되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삼정헌(三鼎軒).
이날 여정의 백미였고 하이라이트였다.

삼정헌이라는 이름은
시(詩), 선(仙), 차(茶)가 하나가 되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일본 블로거들의 한국 여행기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걸로 보아
일본에서도 꽤 알려진 명소인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며 창밖 경치를 감상하는 동안 
다실의 은은한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었고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에 심취하게 되었으니까.



삼정헌의 실내에는 다양한 화초가 창가에 놓여져 있어 분위기를 더욱 아늑하게 만들었다.



창밖으로는 개나리, 생강나무와 함께 노란 봄꽃의 대명사 산수유가 얌전히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다실 내부에는 성인 네 명이서 앉아도 충분한 크기의 탁자가 7개 놓여져 있다.
탁자 위에는 차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다도 설명서가 비치되어 있어서
초심자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차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다도를 즐기는 근사한 풍류를 몸에 익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삼정헌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차를 다 마신 후에는 설명서를 참조하여
다기를 정리하고 일어서면 된다.





다선일미(茶禪一味).
다도는 선(禪)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다도가 추구하는 것은 선과 동일하다는 뜻이다. 다선일치라고도 한다.



덧글

  • 준짱 2012/04/17 18:52 # 삭제 답글

    그러고보면 일본도 다도가 유명한데, 일본에서 제대로 된 다도를 체험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흠, 하긴 다도보다는 료칸 체험을 먼저 해보고 싶긴 하다만.ㅎㅎ
  • 오오카미 2012/04/17 19:04 #

    돈 많이 벌면 일본 여행 가서 전통 료칸과 우아한 다도 둘 다 체험해 보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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