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상사주 2012/03/12 11:03 by 오오카미

꽃샘추위로 바람이 차가웠던 주말 대학로에서 연극 "상사주"를 관람했다.
공연장은 한양레퍼토리씨어터였다.
최형인 대표가 이끄는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2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된 상사주는
극단의 전용관으로 2003년에 개관한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2004년에 초연된 바 있다.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 극단은 한양대 연극영화학과 출신의 단원을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극단을 거쳐간 유명인으로는 권해효(85학번), 유오성(85학번), 설경구(86학번), 이문식(87학번) 등이 있다.

연극 상사주는 주연 2명, 조연 2명, 단역 3명으로 총 7명의 배우가 등장하였고 공연시간은 100분이었다.
관광가이드 한주연 역에 임유영, 문화재관리보존청 공무원 지상애 역에 김정연,
국선변호사 박문수 역에 이강우, 지상애의 부하 공무원 이정희 역에 정인이 씨가 출연한다.  
공연 관람을 좋아하여 다양한 공연을 찾아다니다 보니 종종
객석에 들어서기도 전에 공연장 로비에서 티켓 발권과 회수, 프로그램북 판매 등을 담당하고 있는 스태프 중에서
혹시 작품에 출연하는 여배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출중한 미모의 여인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공연 관람 전부터 기분이 워밍업되므로 관극의 즐거움이 배가되곤 한다.
이번에 관람한 상사주도 그러했다. 

상사주란 제목을 접하고선 남녀간의 사랑을 이루어 주는 술을 소재로 한 작품인가 싶었으나 
뚜껑을 열어 보니 남녀간의 사랑과는 전혀 무관한 작품으로서
역사적 사실에 박식한 두 중년 여성이 펼치는 코미디였다.
상사주는 극중에서 두 여인이 나누어 마시는 고구려 시대 주조법으로 빚은 술의 이름일 뿐이다.
작품의 원작은 에쿠우스, 아마데우스 등을 집필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피터 쉐퍼(Peter Shaffer)의 레티스와 러비지(Lettice and Lovage. 1987)이다. 
그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3시간짜리 연극 고곤의 선물을 이전에 관람한 적이 있다.

작품 초반부의 무대는 진주성 촉석루이다.
진주성 관광가이드 한주연이 관광객들에게 촉석루와 논개에 관하여 설명하는 장면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재미있는 점은 한주연의 가이드 장면이 무려 네 번이나 반복된다는 것이다.
물론 똑같은 대사가 반복되는 것은 아니다. 
가이드가 거듭될수록 한주연이 설명하는 논개의 일화에는 그녀의 상상력이 더해지고
그녀가 구사하는 어법 또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세련미가 더해졌다.
첫 번째 가이드 장면에선 지루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관광객들이
네 번째 가이드 장면에선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성으로 보답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주인공의 화술이 향상되고 감정과 열정 또한 고조되고 있음을 
독특하면서도 유쾌하게 표현해 낸 도입부의 연출은 이 연극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평범한 가이드가 카리스마 넘치는 입담가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정말 재미있게 그려냈다.  

문화재관리보존청에 한주연의 가이드가 허무맹랑한 허구로 점철되어 있다는 투서가 날아들자
이곳의 공무원 지상애는 관광객으로 신분을 숨기고 진주성을 방문하여 한주연의 가이드를 청취한다.
투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한 지상애는 한주연에게 문화재관리보존청으로 출두할 것을 통보한다...

연극배우 출신의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탓인지 배우의 자질이 농후한 여인
한주연 역을 열연한 임유영 씨의 신들린 연기가 단연 압권이었다.
각종 유물 소품으로 장식되어 마치 마녀의 집을 연상시킨 주연의 아파트도 인상적이었고
낸시 랭을 떠올리게 만드는 고양이 인형 이시스는 정말 사랑스러운 소품이었다.

진주성이 작품의 주요 소재인 까닭도 있겠지만
티켓팅 때 진주성 관광 팸플릿이 함께 배부되는 점도 독특했다.
재미있는 일화가 담긴 역사적 명소를 바꾸어 가며 무대에 올리는 것도 가능할 테니
여러모로 내용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을 띠고 있는 연극 상사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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