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모토타운 2012/02/27 19:55 by 오오카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연극 모토타운을 관람했다.
2011년 3월에 극단 수의 연극 라이겐을 관람하러 방문한 이후이니까 근 1년 만의 방문인 셈이다.
정미소는 친구가 근무했던 회사 인근에 위치한 극장이기도 하여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연극 모토타운(Motortown)의 원작은
영국의 극작가 사이먼 스티븐스(Simon Stephens)의 동명 희곡 Motortown(2006)이다.
강민재 연출로 극단 주변인들이 이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출연배우는 8명이고 공연시간은 90분이다.

대니(Danny. 허성민)는 이라크전에 참전했다가 얼마 전 귀국한 참전용사다.
하지만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의 형 리(Lee. 조성호)의 집에 머물고 있다.
자폐증 환자인 리는 정부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부모와 떨어져서 혼자 살고 있다. 
대니는 이라크로 떠나기 전 사귀었던 옛 여자친구 말리(Marley. 이선아)를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지만
그녀의 대답은 너의 발기부전과 폭력적인 성격이 넌더리 난다는 단호하면서도 매몰찬 거절이었다. 
대니는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마주친 이라크전 전우 톰(Tom. 안영주)으로부터 그가 불법 소지하고 있던 
권총의 구입처를 알게 되자 총을 밀거래하러 폴(Paul. 손경원)이 운영하는 술집에 들어선다.
폴은 대니에게 부패하고 불공평한 이 세상이 종말을 맞이할 것임을 예언하고 구원처는 섹스뿐임을 역설한다. 
폴은 대니에게 권총을 건네고서 그가 원조교제하고 있는 16살의 소녀 제이드(Jade. 김수빈)도 소개한다.
대니는 총을 품고서 다시 한번 말리를 찾아가지만 그녀에게 남은 그에 대한 감정은 혐오와 공포뿐이었다.
대니는 폴에게 부탁하여 제이드를 빌린 후 그녀와 함께 해변으로드라이브를 떠난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제이드에게서 욕정을 느낀 대니는 그녀를 다그치고 학대하기 시작한다.
대니에 대한 호기심이 점차 공포로 바뀌어 가는 소녀를 바라보면서
가학적 쾌락을 경험하게 된 대니는 결국에는 품 안의 권총까지 빼어 들게 된다...

연극 모토타운은 전쟁과 같은 극한적 상황을 경험한 인간이 얼마나 황폐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평화로운 세상에 살고 있는 술집 주인 폴이나 
극의 후반부에 등장하여 해변에서 방황하고 있는 대니에게 호텔에서 함께 섹스(3P)를 즐기지 않겠냐고 제안하는 
부유한 동네에 살고 있는 의사 부부 저스틴(Justin. 홍성기)과 헬렌(Helen. 김영아)처럼 
평범한 일상 속에서 살고 있는 인간들도 얼마든지 정신이 병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성(性)적 코드와 폭력적 연출이 포함되어 있기에
16세 이상 관람가의 작품이지만 직접적인 노출은 없는 공연이다.
대사 중에는 ㅆ발, ㅈ까 등 원색적인 단어가 등장하기도 한다.
작품 속에서 리는 동생 대니에게 비속한 언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끊임없이 충고한다.
고운 말을 사용하는 언어습관이 바른 품성을 수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임엔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대니의 형 리는 영화 레인맨(1988)의 더스틴 호프만을 자연스레 연상하게 만드는 캐릭터였고
대니가 마지막으로 찾아가 의지하고 휴식을 취하는 마음의 은신처이기도 했다. 
작가는 형제애, 가족애와 같은 사랑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던 것 아닐까 싶다.
 
무대의 구성이 매우 참신했다. 
무대 위에서 연기하지 않는 배우들은 무대 뒤로 퇴장했다가
자신의 배역이 돌아왔을 때 다시 무대 위에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작품은 무대 중앙에서 연기하지 않는 배우들도
무대 양옆에 놓인 벤치에 앉아서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소품을 건네 준다거나
관객과 마찬가지로 연기하는 배우들을 바라보면서
무대의 일부분으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 위에서 함께했다.

마음에 드는 배우를 공연 중간 중간 언제든 바라볼 수 있다니 멋진 일이 아닌가.
덕분에 말리 역을 연기한 예쁜 이선아 씨를 내내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선아 씨. 아리따운 여인이다.



좌로부터 안영주, 김수빈, 김영아, 허성민, 조성호, 홍성기, 이선아, 손경원 배우.







덧글

  • 준짱 2012/02/28 08:58 # 삭제 답글

    노출이 너무 없어서 실망했겠는데?ㅎㅎㅎ
    전쟁이 사람의 인성을 얼마나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작품이 참 많은데, 이 연극도 그런 종류인가 보구나.
  • 오오카미 2012/02/28 10:22 #

    최근엔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연극계의 노출이 많이 진정된 국면이니까. 아쉽긴 하지. ^^
    여하튼 괜찮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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