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연극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 2009/11/13 02:27 by 오오카미






연극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이"를 관람하러 남산예술센터에 다녀왔다.
지난달 말에 연극 "길삼봉뎐"을 보러 다녀온 이후이니 약 2주만에 다시 방문한 셈이다.

명동역에 도착하니 공연 시작까지 1시간 이상이나 시간이 남아 있었으므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등 겨울밤을 연상시키는
일루미네이션으로 탐스럽게 단장한 건물들을 구경하며 거리를 거닐었다.
신세계백화점 앞의 분수대를 장식하고 있는 블루 계열의 조명과
본점 건물 외벽의 동그란 종이등을 연상시키며 시시각각 색이 변하는
수많은 전구들은 환하게 빛을 발하며 행인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남산예술센터를 향하여 언덕길을 올라가면 뒤로 서울타워가 보인다.
1975년에 건립된 서울타워는 2005년에 소유주가 바뀌면서
현재의 공식 명칭은 N서울타워가 되었지만 그래도 서울타워라고 부르는 것이 익숙하다.
정식 명칭이 서울타워였던 시절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건축물을 남산타워라고 불렀다.
그래서일까. 토쿄타워는 일본의 수도 토쿄의 랜드마크로 전세계인에게 각인되어 있지만
서울타워는 한국의 수도 서울의 랜드마크로 인식되지 못하고
남산의 대표 상징물로만 인식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제대로 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예전에 친구의 일본인 친구들이 서울에 놀러왔을 때 함께 서울타워를 견학하러 갔던 것이
서울타워의 마지막 방문이었으니까 강산이 한 번 바뀌고도 한참이 흘렀다. 
케이블카가 끊겨서 서울타워 입구까지 걸어서 올라가보니 영업시간이 종료되어 폐관한 상태여서
할 수 없이 입구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허탈하게 다시 내려왔던 기억이 난다. 
결국 서울타워 내부에 들어가본 것은 그보다도 훨씬 전이라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언젠가 날 잡아서 남산한옥마을과 서울타워를 함께 둘러보며 남산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





남산예술센터 공연장 건물 앞에 위치한 서울예술대학 구 강의실 건물 입구의 우측 벽면에는 
서울예술대학의 설립자이기도 한 동랑 유치진 선생과 남산예술센터의 연혁을 소개한 홍보물을 전시하였고
그 오른쪽에 위치한 휴식공간 위쪽으로는 2층 창문에 영상 장치를 설치해 놓았는데
화면에서는 서울예술대학 출신의 연예인들이 오늘 공연을 응원하는 메시지가 방영되고 있었다. 

서울예대 하면 현재는 안산 캠퍼스가 널리 알려져 있지만
2001년에 안산 캠퍼스가 완공되기 이전까지는 남산예술센터(구 남산드라마센터)에서 교육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곳의 공연장을 포함한 건물 3동이 지금은 서울예술대학 서울 캠퍼스(남산 캠퍼스)에 해당한다.





공연장 입구 앞의 좌측에는 커다란 사인판이 세워져 있었는데
이 공연을 보러 방문한 여러 유명인들을 위한 대형 방명록인 셈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인촌 문화부장관 및 권해효, 한영 등 여러 연예인들의 사인과 응원 메시지를 찾아볼 수가 있었다.
사인판을 촬영한 사진 2장은 리사이징 크기를 보다 크게 하였으므로 클릭하면 큰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이날은 바람이 불어서 날씨가 꽤 쌀쌀한 저녁이었다.
공연 20분 전까지는 극장 안으로 입장이 안되는 탓에 로비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기에
바람이 차갑긴 했지만 공연장 바깥에 나와서 사인판 구경도 하고 영상 응원 메시지 시청도 하고 있었는데
웬 남자가 사인판 근처로 오더니 매직펜을 꺼내어 사인판 한가운데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아무나 낙서하면 안될 텐데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낯이 익다.
그리고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 "민수 형님."
대화를 주고 받는 두 사람은 박상원 씨와 최민수 씨였다.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니 이 공연의 제작자이자 동랑레퍼토리극단 대표인 박상원 씨가
최민수 씨 부부를 공연에 초대한 것 같았다.
다음 주말에 방영하는 특집 드라마로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최민수 씨를 예상외의 장소에서 미리 만나본 셈이었다.

극장 안으로 입장하여 착석한 후 좌석을 둘러보니 최민수 씨 부부 좌석은 무대 정면인 C구역 가운데의 전망 좋은 좌석이었다.
공연 시작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박상원 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는데 그의 옆에는 역시 뜻밖의 인물이 대동하고 있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였다.

공연이 끝난 후 사진을 찍을 때 보니까
박찬호 옆에는 체격으로 보아 보디가드는 아닌 것 같고 매니저인 듯한 사람이 계속 동행하고 있었다.
어느 방송국인지는 모르겠지만 촬영팀이 한 팀 와 있었는데
TV카메라가 박 선수를 잡고 있는 중에는 주위에서 사진을 찍어도 매니저가 간섭하지 않았지만
TV카메라가 다른 사람을 잡고 있을 때에는 박 선수의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제지하는 것이 특이했다.







공연 내용과 관계없는 얘기들만으로도 포스트 분량은 채운 것 같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다.

첫째 마당
저녁 무렵, 눈이 내리고 있다.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며 바느질을 하고 있다. 씨앗조와 콩을 얻어가지고 돌아온 남편은 겨우내 산나물 죽만 먹고 해산하게 될 아내를 위해 씨앗조로 밥을 지어 주려고 실랑이한다. 남편은 도적이 마을에 내려와서 관가를 털다가 한 도적이 잡혀 그 목을 관가에 매달았다는 말을 전한다. 불안한 상황 속에서 부부의 평안한 모습이 강조되면서 첫째 마당이 끝난다.

둘째 마당
아내가 젖이 안 나와 배고파 보채는 아이를 어르고 있다. 개똥어멈이 도토리묵을 가지고 와서 동네에 장수가 태어나 밤마다 용마가 운다는 소문을 전해준다. 남편이 황급히 들어와 포졸들이 용마를 잡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고 알린다. 이 때 한 할머니가 자장가를 부르며 등장한다. 할머니는 자기가 관가에 목이 걸린 도적의 어머니라고 하며 아들의 목이라도 찾아 묻겠다고 관가를 향해 떠난다. 용마에 대한 불안 속에 둘째 마당이 끝난다.

셋째 마당
관가에서는 마을사람들에게 용마가 안 잡히는 화풀이를 해대고, 마을 사람들은 장수가 빨리 잡히기를 원한다. 밭에 나가려던 아내는, 이상한 기척에 놀라 방 안을 들여다 보려 하니 열린 문으로 방 안을 걸어 다니는 아이가 보인다. 자기들이 낳은 아이가 바로 장수라는 것을 알게 된 부부는 공포감에 휩싸인다. 공포에 질린 남편은 자기의 손으로 아이를 죽여 묻으러 가며 셋째 마당이 끝난다.

넷째 마당
아내가 넋을 잃고 마루에 앉아있다. 이때 아들의 목을 찾은 할머니가 나타나, 볕 좋은 곳에 묻어주겠다며 사라진다. 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내, 방 안으로 사라진다. 아이를 묻고 온 남편, 아내를 찾는다. 대들보에 목을 맨 아내를 발견하고 끌어내린다. 남편, 끌러낸 띠를 대들보에 건다. 말이 우는 소리와 함께 용마를 탄 장수가 등장하며 부모를 데리고 승천한다. 마을 사람들이 광경을 바라보며 다시는 오지 말라고 말한다.



주요등장인물로 아내 역에 박은빈 양, 남편 역에 정원중 씨가 출연했다.
박은빈 양은 옆의 옆동네에 위치한 영파여고에 재학 중인 여고생 탤런트다.
앳된 얼굴로 남산만한 배를 안고 임부 역할을 연기하던 첫째 마당의 연기가 기억에 남는다.

작품은 전반적으로 지루했다. 템포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 
게다가 남편 역은 말을 더듬는 것으로 설정이 되어 있어서 답답함을 더한다. 
그냥 집에 가서 "아이리스"를 보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좌석이 통로 쪽이었다면 생각대로 했을지도 모른다.

둘째 마당에서 말 많은 개똥어멈이 등장하면서부터 공연의 지루함이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지만 
극장 안을 감싸고 있는 느리고 처진 분위기가 말끔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해외공연을 목표로 한 작품이라고 소개글에 나와있던데
이런 아다지오로 과연 세계인들에게 통용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내용면에서 핍박받는 영웅의 탄생과 모성애를 결부시킨 시도 자체는 좋았다.
러닝타임을 축약시켜서라도 적어도 안단테까지는 끌고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덧글

  • 준짱 2009/11/18 09:10 # 삭제 답글

    서울에는 벌써 일루미네이션이 한창이로구나. 나도 크리스마스 때면 항상 보러 갔었는데... 작년 크리스마스 때에는 롯뽄기에서 일루미네이션을 봤었지. 네가 잘 알고 있는 그곳말이다. ㅋㅋ 하지만 우리나라의 일루미네이션이 훨씬 더 화려한 것 같아. 올해는 어디서 보게 되려나? ㅎㅎ
  • 오오카미 2009/11/18 11:30 #

    아... 롯폰기힐즈의 일루미네이션 그립네.
    축제를 좋아하는 멕시코인들의 크리스마스도 꽤 성대하게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추운 겨울밤이기에 화려한 불빛이 더 따스하게 느껴지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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