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뮤지컬 남한산성 2009/10/25 01:37 by 오오카미


뮤지컬 남한산성을 관람하러 성남아트센터에 다녀왔다.
성남아트센터는 첫 방문이었는데 분당선 이매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늘 공연이 있는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로 향하는 도로에는
아트센터 신관 건물의 공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공사 현장을 가린 차단막에는 
뮤지컬 남한산성의 주요 등장인물들이 사진처럼 소개되어 있어서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공연 시작 15분 전에서야 이매역에 도착했기 때문에 여유롭게 사진을 찍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공연 시작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관객은 입장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내 주의다. 
차단막의 사진은 1부 공연이 끝나고 인터미션 중에 도로까지 내려와서 찍은 것이다. 
2부 공연까지 끝나고 나면 해가 저물 것 같았기 때문이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다시 오페라하우스로 올라오니 인터미션 종료까지 5분이 남았다.
프로그램북 샘플을 구경하면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인터미션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아직 3분 정도 남았는데...?
부랴부랴 극장 내부에 들어서서 내 좌석 쪽을 향하여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하는데
객석의 불이 꺼지고 2부 공연이 시작되었다.

4시 35분까지 인터미션이라고 했는데 그보다 일찍 2부가 시작되는 바람에
2부 공연은 원래 내 좌석보다 7열이나 뒤의 좌석에서 관람하는 해프닝을 겪게 되었다. 
무대로부터 10미터 정도 거리가 멀어지기는 했지만 소음에 신경 쓰지 않고 관람할 수는 있었다. 
1부 공연 때는 뒷좌석의 개념 없는 인간이 떠들어대서 무척 신경을 거슬리게 했었다. 
무대 위에서 배우가 열심히 노래하고 있고 대부분의 관객들은 그 노래를 경청하고 있는데 
다른 좌석에 다 들리도록 잡담을 나누는 인간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김훈 원작, 고선웅 각색, 조광화 연출의 뮤지컬 남한산성은 괜찮은 작품이었다.
무대 스케일도 웅장한 편이었고 뮤직 넘버들도 전반적으로 좋았다.
O.S.T.가 출시된다면 구입하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이날 공연에는 청과 전쟁을 주장하는 29세의 열혈 청년 오달제 역에 김수용, 
 오달제를 사랑하는 매혹적이고 기개가 높은 기생 매향 역에 배해선,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남편을 떠나보내는 오달제의 처 남씨 역에 임강희,
청과 화친을 주장하는 주화파의 대표 이조판서 최명길 역에 강신일,
청과 전쟁을 주장하는 척화파의 대표 예조판서 김상헌 역에 손광업,
청의 공격을 피하여 남한산성으로 몽진한 인조 역에 성기윤,
조선을 굴복시키기 위하여 침공한 청의 2대 황제 홍타이지 역에 서범석,
조선 침공 선봉대를 지휘한 청의 장수 용골대 역에 함태영,
조국 조선을 버리고 용골대 휘하에서 통역을 맡은 매국노 정명수 역에 예성, 
난세를 살아가는 민초의 대변인 훈남, 순금이 역에 이훈진, 김경선, 
뱃사공의 딸 나루 역에 박도연 등이 캐스팅이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은 대나무 숲을 연상케 하는 무대 장치를 배경으로
가마를 탄 인조가 남한산성을 향하여 피난하는 장면이었다.
원근감을 살리기 위하여 대나무가 그려진 세트가 ㅅ자 형태로 무대에 좌우로 배치되었고
하얀 눈을 연상케 하는 스프레이가 무대 위에 흩날려서 추운 계절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인조와 가마꾼들이 퇴장한 후 같은 배경에서 백성들의 피난 장면과
오달제의 두 연인이라 할 수 있는 처 남씨와 기생 매향이 조우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배해선 씨와 임강희 씨의 화음이 예쁜 듀엣곡 차마 놓을 수 없어는 무척 매력적인 노래였다.

2부에선 청 황제 앞에 압송되기 전에 죽음을 결의한 오달제가 의연하게 노래하는 장면이 있는데 
이 신에서 매향과 남씨가 오달제의 좌우에 등장하여 함께 노래하며 세 사람이 절묘한 하모니를 들려주었다.
오달제 역의 김수용 씨와 매향과 남씨 역의 배해선, 임강희 씨의 노래 솜씨는 정말 뛰어났다.
척화파의 수장 김상헌 역의 손광업 씨의 중후한 저음이 돋보이는 노래도 좋았고
인조와 홍타이지 역의 성기윤, 서범석 씨의 노래도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
최명길 역의 강신일 씨는 드라마 맨땅에 헤딩에서 축구감독으로 출연하고 있는 분이다. 
막이 바뀔 때마다 중후한 목소리로 임금이 남한산성에 있다라는 멘트도 담당했다.

아쉬운 것은 정명수 역의 예성이다. 연기에 힘이 실린 것은 느낄 수 있었지만 
노래를 한국어로 하고 있는 것인지 여진어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발음이 정확하지 않아서
가사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었고 따라서 그가 노래하는 장면에선 극의 몰입도가 떨어졌다.
프로그램북 뒷면에 삽입곡들의 가사가 첨부되어 있는데 미리 훑어보고 공연을 관람하는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연출면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청군이 남한산성을 공략하는 대목이었다. 
무대 위에는 성의 수비를 맡고 있는 조선병이 나열해 있고
성을 공격하는 청군은 객석 뒤쪽에서부터 등장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면이 남한산성의 성벽이 된 셈이다.

작품 후반부의 삼전도의 굴욕 신에서는 청 황제에게 머리를 조아릴 인조를 대신하여
무대 바닥에 쿵 소리를 내며 머리를 9번이나 찧을 인형이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작품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적막하고 지루한 시간이기도 했다.

인조의 피난길을 돕기 위해서 꽁꽁 언 강위의 얼음길을 안내했으나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뱃사공이
청나라 군대에게 얼음길을 안내하고 먹을거리라도 보상받을 생각이라고 하자
인조를 뒤좇아온 예조판서 김상헌이 그 뱃사공을 베어버린 후 울며 노래하는 노랫말 중에
백성을 살리기 위하여 백성을 죽인 백성이 있네라는 가사는 여운을 남겼다.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에 막을 올린 뮤지컬 남한산성은 병자호란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외세에 국권을 유린당했던 과거사라는 점이 공통점이고
그렇기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역사적 사건들이기도 하다. 



공연이 끝난 후 1층 로비에선 김수용과 예성의 사인회가 있었다.
사인을 받기 위해서 여성 관객들이 장사진을 이루었다.
배해선 씨와 임강희 씨가 함께 사인회에 참석했다면 줄을 섰을 텐데. 



 인조가 피난했던 남한산성이 위치한 성남시에서 공연 중이기에 지리적으로 더욱 의미가 있는 뮤지컬 남한산성.
재미와 감동이 있는 공연이었다.
각종 조형물과 분수대로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놓은 성남아트센터를 둘러보고 공연장을 뒤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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