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편 구혜선의 음악회 - 개념 상실의 시대 2009/09/06 19:36 by 오오카미


토요일에 올림픽공원으로 구혜선의 음악회를 보러 다녀왔다.
공연을 감상하고 좋은 평을 써줄 생각이었으나 결론적으로 전혀 그럴 마음이 사라졌다.
구혜선이나 사사키 이사오 씨의 연주에 집중하는게 불가능한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장은 구 역도체육관인 우리금융아트홀이었다.
11월에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으로 정식 개관을 앞두고 있는 곳으로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에 이번 공연을 비롯한 몇 개의 공연이 먼저 관객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다.

오후 6시에 공연이 시작되었고 내 좌석은 2층이었다.
2층은 절반쯤 관객이 들어왔다.
2곡쯤 연주가 끝난 이후부터 뒤쪽에 비어있던 좌석 쪽에서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카메라 셔터 소리였다.
뒤를 돌아보니 망원렌즈를 착용한 카메라로 두 새끼가 연신 무대를 찍어대고 있었다.

허가받지 않은 촬영은 금지한다고 공연장 측에서 사전에 방송으로 알렸었다. 
그런데 망원렌즈 단 카메라로 대놓고 저렇게 찍어댄다는 것은 결국 기획사 측에서 허가한 새끼들이라는 거다.
참으로 기가 막혔다.
공연 홍보를 위해서라면 관객들이야 어찌 되든 상관없다는 것 아닌가.

2층의 좌석이 반쯤은 비어 있었기 때문에 통로 쪽 좌석이었다면 바로 자리를 옮겼겠지만
옆좌석의 관객들에게 실례가 될까봐 자리를 옮기지도 못하고 그렇게 30여분을 참았다.
그러나 분노 게이지를 더이상 억누르는 것에 한계를 느껴서 결국 옆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좌석을 옮겼다.
그냥 공연장을 나갈까 생각도 하였으나 저런 몰지각한 새끼들 때문에 공연 관람을 중도에 접는다는 것은
나 자신이 전적으로 피해를 보는 것 같아서 납득할 수 없었기에 끝까지 관람하기로 했다.
하지만 공연에 집중할 기분은 이미 사라져버린 후였다.
만약 내 돈을 내고 관람한 공연이었다면 환불을 요청했을 거다.

개념을 상실한 기획사에게 일갈하고 싶다.
이따위로 공연 진행할 거면 초대권 뿌리지 말라고.

결과적으로 주말의 아까운 시간 낭비하면서 스트레스만 쌓은 셈이었다.
당분간 구혜선에 대해서 좋은 이미지는 갖지 못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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