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化ライフ 비 내리는 날의 지아이조(G.I.Joe) 그리고 섬머워즈(サマーウォーズ) 2009/08/12 02:13 by 오오카미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찜통 속을 연상케 하는 폭염이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영화 "지아이조(G.I.Joe)"를 재미있게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빗줄기가 거세지기 시작한 탓에 결국 신발은 물론이고 바지 전체까지 흠뻑 젖고야 말았다. 
지아이조는 현재 시점에선 물론 SF영화이긴 하지만 군인들이 주인공인 영화이고 게다가
비에 흠뻑 젖었다는 요소까지 더해지니까 가장 많은 비를 맞았던 날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되었다. 

상병 진급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던 날이었는데 장마 기간이었고 게다가 장대비였다.
우산을 쓸 수 없는 슬픈 사병 신분상 비를 쫄딱 맞으면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민통선 밖에서 버스를 내린 후 민통선 입구까지 10여분 정도.
그리고 GOP에 들어선 이후 나의 소대가 있는 탄포천 소초까지 다시 50여분을 걸었다. 

휴가가 끝나고 복귀하는 우울한 기분에다가 1년간 맞을 비를 한 시간 동안 다 맞고 있는 듯한 서글픔...
이 우중충한 기분은 소초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로 씻어 버리자고 스스로를 달랬다.
그러나 물에 젖은 생쥐꼴로 소초에 도착해 보니 소초 안의 모습도 나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부대원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어제 새벽에 내무반 침상까지 물이 차올라와서
소대원 전체가 그나마 고지대에 위치한 근처의 치마 소초까지 피난갔다가 
물이 빠졌다는 보고를 듣고서 방금 전에야 이곳으로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비가 내리는 추세로 볼 때 다시 피난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룰루랄라 옷 갈아입고 샤워를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젖은 전투복을 물기만 짜낸 후 다시 입고서 대기하였으나 다행히 저녁에 비는 수그러들었고
나는 염원하던 샤워와 젖은 군복의 빨래를 할 수 있었다는 서글픈 이야기가 떠오르는 날이었다.

G.I.Joe.
어린 시절에 영실업에서 판매하던 코브라 부대원을 구입했던 기억이 난다.
지아이조 대원들은 언제나 품절이었고 문방구에 남아있는 재고는 늘 청색 군복의 코브라 부대원 뿐이었다.
이번 영화에서 이병헌이 분위기 있게 연기했던 스톰쉐도우 정도라면 코브라 쪽이라도 상관없었을 거다.
그러나 왜 이름도 없는 그냥 코브라 부대원이냐고? 사병은 언제나 푸대접받는 세상이다...
그래서 의미를 갖게 하려면 이름을 부여해야 하는 법인가 보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듀크와 립코드라는 특수부대의 병사 콤비가 더욱 특수한 군대인 지아이조의 일원이 되는 과정과
전세계에 공포를 맛보여주겠다는 일념의 악의 군대 코브라 군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지아이조와 코브라의 주축이 되는 캐릭터들간에 끈적하게 얽힌 과거사는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지만 그 때문에 극적인 효과는 더욱 고조되는 걸지도 모르겠다. 

원작 만화에서는 스톰쉐도우(Storm Shadow)가 미국인과 일본인의 혼혈로 설정되어 있으나 
영화에선 한국인 또는 한국계 혼혈로 그려지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어린 스톰쉐도우와 스네이크아이즈의 결투 장면에서 그는 한국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스톰쉐도우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닌자이고 일본도를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http://en.wikipedia.org/wiki/Storm_Shadow_(G.I._Joe) 스톰쉐도우 - 영문판 위키피디아에서
http://blog.daum.net/jpcokr/17457340 스톰쉐도우 피규어 사진 게재 포스트

지아이조의 속편이 제작될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하는데 스톰쉐도우의 재등장을 기대해 본다.
미국에서 발매 중인 스톰쉐도우 피규어는 케이스의 그림은 분명히 이병헌이지만 피규어의 퀄리티는 글쎄...

여하튼 헐리우드에 데뷔한 이병헌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그의 연예계 데뷔작 "내일은 사랑"이 떠올랐다.
대학생들의 캠퍼스 라이프를 재미있게 구성한 작품이었고 주제가도 좋았었다.
그의 실질적인 헐리우드 데뷔작이자 키무라 타쿠야와 조쉬 하트넷과 함께 출연한 
"나는 비와 함께 간다(I Come With The Rain)"는 일본에서는 6월 6일에 개봉했다.

멀리 나는 새는 돌아올 자리를 되새긴다. <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 이병헌 무비스트 이병헌 인터뷰 기사
그리고 영화 상영 전에 홍보용 티저에서 보았던 "섬머워즈(サマーウォーズ)"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작품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時をかける少女)"를 감독했던
호소다 마모루(細田守)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추천하고픈 애니메이션이다.

좋아하는 그녀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세계를 지키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소년의 활약이 기대된다.
일본에선 8월 1일에 개봉했고 국내에선 13일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http://s-wars.jp/index.html 섬머워즈 공식홈페이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시간을 달리는 소녀
츠츠이 야스타카 저
시간을 달리는 소녀 (3disc 디지팩) OST
시간을 달리는 소녀 : 일반판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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